뛰는야구 한다더니, 도루사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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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당 팀도루 1.15개… 10년내 최저
성공률 64.9%로 저조하자 도루 줄어

“뛰는 야구 한다고 했지 죽는 야구 한다고 한 적은 없다.” 분명 시즌 개막 전에는 다들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개막 후에는 도루 사인이 줄었다. 이유를 물으면 이렇게 답하는 프로야구팀 감독이 적지 않을 것이다.

5일까지 프로야구 경기당 한 팀 평균 도루 시도(도루 성공+실패)는 1.15개밖에 되지 않는다. 2007년(1.12개) 이후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35년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일곱 번째로 낮다. 타자들이 살아 나가지 못해 뛸 기회를 만들지 못한 건 아니다. 올 시즌 현재 리그 평균 출루율은 0.361로 2014년(0.365)에 이어 최근 10년간 두 번째로 높다. 충분히 뛸 기회가 있는데도 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도루가 줄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률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올 시즌 전체 도루 성공률은 64.6%에 머물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도루 성공률이 이렇게 낮은 적이 없었다. LG의 올 시즌 도루 성공률은 56.2%(도루 41개, 도루 실패 32개)에 머물고 있는데 최근 10년 동안 같은 기간에 이보다 도루 성공률이 낮았던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최근 10년 동안 두 번째로 도루 성공률이 낮은 팀이 올 시즌 SK(56.4%)다.

결국 뛰어 봤자 살기가 힘들기 때문에 더그아웃에서 도루 사인을 쉽게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팀 도루 2위(157개)였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에는) 도루를 시도해도 아웃되는 경우가 많으니 좀처럼 상대를 흔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여러 팀이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상대 팀에서 미리 대비하는 것도 영향을 줬다. 도루 저지율 1위 넥센(45.9%)의 염경엽 감독은 “(주전 포수) 박동원(26)의 하체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송구가 더 안정적이 됐다. 박동원이 있어 상대 팀에서 도루를 잘 시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상대 도루 시도 51번 중 26번(50.9%)을 잡아내며 도루 저지 시도를 10번 넘게 한 포수 중 도루 저지율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도루사인#뛰는야구#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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