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피플] KIA 김광수, 5년만에 쓰는 ‘클로저 스토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1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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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광수는 현역 최고령 투수 최영필과 함께 투수진을 이끄는 ‘형님’이다. 후배들을 이끌어야하는 중책을 맡고 있는 그에게 마무리로서 실패했던 과거의 경험은 귀한 약이다. 그는 올 시즌 팀 내 최다인 6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광수는 현역 최고령 투수 최영필과 함께 투수진을 이끄는 ‘형님’이다. 후배들을 이끌어야하는 중책을 맡고 있는 그에게 마무리로서 실패했던 과거의 경험은 귀한 약이다. 그는 올 시즌 팀 내 최다인 6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용 중이다. 상황에 따라 불펜진이 짐을 나눠 맡는 방식이다. 그 중심엔 프로 17년차 베테랑 우완투수 김광수(35)가 있다.

김광수는 31일까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6세이브를 올렸다. 2011시즌 초반 LG에서 마무리를 맡으면서 획득한 6세이브와 같은 수치다. 고정 마무리는 아니어도 5년 만에 ‘소방수’를 경험하고 있다.

김광수는 2010시즌 후반 마무리를 처음 경험했다. 일본인투수 오카모토 신야를 대신해 뒷문을 지켰고, 이듬해 소방수로 낙점됐다. 개인 최다 세이브는 2010년 기록한 8세이브. 그러나 그에게 마무리 기회는 오랜 시간 주어지지 않았다. 2011년 5월 중순 1승2패 2홀드 6세이브라는 기록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고, 7월엔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지난해 5월,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LG 시절 2군에 내려가며 인연을 맺었던 김기태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감독님과는 잘 통하는 것 같다. 날 너무 잘 아시고, 나도 감독님을 잘 안다”고 말했다.

프로 입단 후 3번째 팀, 김광수는 KIA에서 또 다시 불꽃을 태우고 있다. 그는 “은퇴하기 전에 마지막 한 번쯤은 터프세이브로 세이브 1개를 거둬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가슴 한구석에 마무리 투수에 대한 응어리가 남아있었다. 한 팀의 마무리로 성공을 거두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 그리고 은퇴 전에 멋진 세이브를 거두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애정 어린 조언을 해주고 있다. 김광수는 “기회 아닌 기회가 온 것 같다. 후배들에게도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눠지자고 말한다. 지금 내가 마무리로 나가도 내 차례에 짐을 진다고 생각한다. (임)창용이형이 오기 전까지 젊은 친구들과 버티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광수는 과거 LG에서 마무리로 발탁될 때 140㎞대 후반의 공을 던졌다. 150㎞에 육박할 정도로 힘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자신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2011시즌에는 구속도 떨어지면서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고 2군에 가야 했다.

반전 계기를 마련해준 건 팀 내 2000년 입단 동기들이었다. 김광수는 “작년에 KIA로 온 뒤로 (이)범호나 (김)주찬이가 ‘직구를 많이 던져라’는 말을 해줬다. ‘힘이 좋은데 왜 많이 안 던지냐’는 말을 듣고 비율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잃었던 자신감을 찾은 계기였다. 지난해 한화에서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던 그는 KIA 트레이드 이후 4승(4패) 9홀드로 부활했다. 동기들의 조언 덕에 이젠 140㎞대 중후반의 직구를 편하게 던진다.

김광수는 현역 최고령 투수 최영필(42)과 함께 KIA 투수진을 이끄는 ‘형님’이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마무리로서 실패했던 과거의 경험은 ‘귀한 약’이 됐다. 후배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광수는 “마무리는 중압감이 굉장하다. 세이브는 1번이라도 실패하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후배들에게 ‘마무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순번이 그렇게 됐다’고 말해준다 ”라고 전했다.

김광수가 직접 쓰고 있는 5년 만의 ‘마무리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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