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의 ‘이승엽 교과서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1일 05시 45분


이승엽은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승엽이 상황별로 어떻게 치는지, 어떻게 공에 대처하는지 후배들이 유심히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31일 고척 넥센전에서 1회초 2점홈런을 터트린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승엽은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승엽이 상황별로 어떻게 치는지, 어떻게 공에 대처하는지 후배들이 유심히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31일 고척 넥센전에서 1회초 2점홈런을 터트린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상황에 맞는 이승엽의 타격, 그 자체가 모범답안”

넥센전 8호 투런…통산 424홈런·1330타점
안타 필요할땐 홈런 스윙 버리고 간결하게
배트스피드 보완 위해 끊임없는 방법 모색

누구에게나 스승은 있는 법. 프로야구선수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초등학교부터 야구를 해오면서 거쳐 온 스승만 해도 여러 명이다. 그 대상은 감독이 될 수도 있고, 코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NC 김경문 감독은 “가장 좋은 스승은 동료와 선후배”라고 말한다. 김 감독도 누군가의 스승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나도 선수 시절에 그랬다. 감독, 코치의 백 마디 말보다 어쩔 때는 동료의 한 마디가 더 마음에 와 닿을 때가 있었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스승은 선배가 될 수 있다. 후배들은 좋은 선배들이 (KBO)리그에 많으니 그들이 어떻게 야구를 하는지 보고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꼽은 ‘살아있는 교과서’는 이승엽(40·삼성)이다. 이승엽은 KBO리그에서 명실상부 최고의 타자다. 5월31일 현재 역대 가장 많은 홈런(통산 424홈런)을 때려냈고, 통산 타점(1330개)도 양준혁이 세운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타점(1389개)까지 59개만을 남겨뒀다. 31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결승 2점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48경기에서 타율 0.290, 8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김 감독이 보는 이승엽의 강점은 단순히 보이는 숫자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다. 홈런 욕심이 없겠는가”라며 “하지만 (이)승엽이는 볼카운트가 불리할 때나 팀에 안타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스윙이 커지지 않는다. 방망이가 간결하게 나오고 안타를 치기 위한 스윙을 한다. (이)승엽이가 상황별로 어떻게 치는지, 어떻게 공에 대처하는지 후배들이 유심히 보고 배워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히 타격폼뿐 아니다. 이승엽이 진짜 대단한 이유는 만족을 모르는 자세 때문이다. 아무리 잘 치는 타자도 시간이 흐르면 어쩔 수 없이 힘이 떨어진다. 이승엽 역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가장 잘 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 있다. 일례로 이승엽은 2013년 타격폼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전성기에 비해 느려진 배트스피드를 보완하기 위해 준비자세 때 높게 들었던 방망이를 어깨 높이로 내려 간결하게 방망이를 내기 시작했고, 정확도를 위해 높게 들었던 오른 다리도 내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계속 타격폼에 변화를 주고 있다. “전성기가 없었으면 모르겠지만 가장 좋았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만족할 수 없다”는 게 그가 든 이유였다.

김 감독은 이승엽뿐만 아니라 이호준(40·NC)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호준이는 (이)승엽이와는 다른 케이스지만 상황에 따라 자신만의 타격을 한다”며 “스프링캠프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는데 저만큼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나 역시 놀랍다. 후배들은 좋은 교과서가 있지 않은가. 보고 배우고 열심히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