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리우 메달경쟁 변수…“베이징 출전선수 31명 양성반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8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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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스포츠계를 강타한 ‘도핑 스캔들’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메달 경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도핑(약물을 써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행위)을 뿌리 뽑기 위해 칼을 빼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의 도핑 검사 샘플 454개를 재검사한 결과 31명이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18일 밝혔다. 적발된 선수들은 12개국 출신으로, 6개 종목에 걸쳐 있다. IOC는 선수 이름과 국적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러시아 선수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IOC는 “리우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재검사했다. 금지약물을 사용한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IOC의 방침에 따라 메달 획득이 유력한 선수의 출전이 좌절되면 리우 올림픽의 종목별 메달 경쟁 구도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IOC는 2012 런던 올림픽 도핑 검사 샘플 250개를 재검사하고 있기 때문에 리우 올림픽 출전 금지 선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 올림픽 참가자의 금지약물 사용 행위가 8년이 지난 뒤에 적발될 수 있었던 것은 IOC의 강력한 도핑 근절 의지와 도핑 검사 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IOC는 도핑 재검사 등을 위해 최근 10년간의 올림픽 도핑 검사 샘플을 보관하고 있다. IOC는 “베이징 올림픽 때는 사용하지 않았던 최첨단 분석 기법을 활용해 과거 올림픽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선수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금지약물을 사용하고도 운 좋게 해당 대회의 도핑 검사를 통과한 선수도 언제든 재검사를 통해 적발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최근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700억 원을 들여 도핑 검사시설을 건립하는 등 도핑 관련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들은 철저한 도핑 방지 교육 등을 통해 선수들의 금지약물 사용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도핑 샘플 재검사는 금지약물 사용 등 부정행위에 대한 강력한 일격이 될 것이다. 금지약물을 사용한 선수들에게 더는 숨을 곳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도핑 검사 시스템의 개발 등을 위해 2000만 달러(약 236억 원) 규모의 반도핑 기금을 조성하는 등 강화된 도핑 근절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IOC는 금지약물을 사용한 선수와 지도자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올림픽위원회까지 강력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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