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 코리안 메이저리거, 보이지 않는 경쟁…팬들은 즐겁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7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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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기록경기다. 그러나 허수가 있다. 4타수 3안타보다 4타수 1안타 1타점이 훨씬 나을 때가 많다. 찬스에 강한 클러치 히트가 그래서 중요하다. 타율보다 타점이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KBO 리그를 대표했던 타자 가운데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3명은 올 시즌 초반 메이저리그에서 홈런포로 뚜렷한 획을 긋고 있다. 3명이 합작한 홈런만 18개. 타점은 32개다. 이대호는 간간이 출장하고 있고, 강정호는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지 9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5개, 4개를 터뜨렸다. 3명의 합작 장타율은 0.587이다. 메이저리그 평균 장타율 0.407보다 훨씬 높다.

이들 3명은 KBO 리그에서 나름대로 홈런 뿐 아니라 최고의 클러치 히터로 평가받았다. 팀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KBO 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을 메이저리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최고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3인 가운데 17일 현재 최고의 클러치 히터는 단연 강정호다. 기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클러치 히트의 잣대는 2사후와 경기 후반의 안타다. 강정호는 8경기에서 확실하게 찬스에 강한 면을 보여줬다. 2사후 타석에서 3타수 2안타(2루타1) 3타점이다. 타율 0.667이다. 경기 후반 접전에서는 7타수 6안타(3홈런) 4타점이다. 타율이 무려 0.857다.

박병호는 득점 상황에서 매우 저조하다. 가장 확실하게 선발 출장이 보장된 박병호는 2사후 13타수 1안타(0.077) 1타점이다. 경기 후반 상황에서는 오히려 2사후보다 공격내용이 좋다. 18타수 4안타(0.222) 3타점이다. 사실 박병호는 타점맨이 돼야 한다. 미네소타 폴 몰리터 감독은 올 시즌 처음 박병호를 2경기 연속 4번 타자 클린업히터로 기용했다. 이날 디트로이트전에서 시즌 6번째 2루타를 날려 득점에 성공했다. 4번 타자는 타율은 떨어져도 타점을 올리는 게 목적이다. 향후 몰리터 감독이 4번 타자로 고정시킬지도 관심거리다.

시애틀의 이대호는 매우 과소평가 받고 있는 타자다. 3차례나 연장 끝내기 홈런, 연타석 홈런, 결승홈런을 때렸지만 타순에서 드러난다. 주로 8번과 7번이다. 이대호는 2사후 6타수 1안타(0.167) 1홈런 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후반은 11타수 2안타(0.182) 2홈런 4타점이다. 3인의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에 팬들은 즐겁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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