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득점왕, 마지막 경기서 나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독주하던 25골 케인 잠시 주춤한새… 바디-아궤로 1골차로 맹추격
결과따라 공동 득점왕 나올수도

‘16년 만의 잉글랜드 출신 득점왕이냐, 아궤로의 수성(守城)이냐.’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골잡이는 15일 열리는 최종 38라운드 경기가 끝나야만 알 수 있게 됐다.

해리 케인(토트넘)에게로 기우는 듯했던 득점왕 경쟁의 무게가 37라운드를 통해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25골로 득점 선두인 케인이 37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침묵을 지킨 사이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와 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시티)는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24골로 케인을 한 골 차로 추격했다. 케인과 바디, 아궤로 모두 한 경기만 남겨 놓고 있다.

출전 정지 징계로 득점왕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바디는 8일 에버턴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시즌 막판 득점왕 경쟁 구도를 3파전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미 우승을 확정한 레스터시티는 첼시와의 최종전에서 바디에게 득점 기회를 몰아줄 것으로 보인다. 바디는 이번 시즌 멀티 골(한 경기 2골 이상)을 5차례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EPL 역대 최다인 11경기 연속 골을 넣는 등 시즌 중반까지 득점 선두를 지켰던 바디는 지난달 17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때의 퇴장과 판정에 대한 항의로 두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35, 36라운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케인이나 바디가 득점 1위를 차지하면 EPL에서는 16년 만에 잉글랜드 출신 득점왕이 탄생하게 된다. 잉글랜드 출신 마지막 득점왕은 1999∼2000시즌 선덜랜드에서 뛴 케빈 필립스다.

셋 중 경기당 득점력(0.83골)이 가장 높은 아궤로 역시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어 역전극을 노려볼 만하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지난 시즌 득점왕인 아궤로는 이번 시즌에는 부상으로 두 달가량 쉬었다. 이 때문에 10일 현재 출전 경기 수가 바디보다 6경기, 케인보다는 8경기나 적다. 그런데도 마지막까지 득점왕 경쟁을 벌일 만큼 가공할 득점력을 보여 주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6골을 터뜨린 아궤로는 이번 시즌 5차례 멀티 골을 기록했고, 지난해 10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는 5골을 몰아 넣기도 했다.

최종 라운드 결과에 따라 공동 득점왕이 나올 수도 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와 달리 EPL에서는 득점이 같은 경우 출전 경기 수나 출전 시간을 따지지 않고 공동 득점왕으로 인정한다.

한편 바디는 10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레스터시티에서 뛰는 것이 행복하다. 다음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나서야 하는 만큼 우승 멤버들 모두 팀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레스터시티에 남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8부 리그에서 뛰던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창단 132년 만에 레스터시티의 첫 우승을 이끈 바디는 그동안 첼시, 맨체스터시티 등 빅 클럽의 러브콜을 받아 왔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레스터시티 감독도 “1년 더 팀에 남아 UEFA 챔피언스리그에 함께 도전하는 것이 팀뿐만 아니라 개인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석 wing@donga.com·정윤철 기자
#해리 케인#제이미 바디#세르히오 아궤로#득점왕#epl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