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박정욱 “빨강바지 입고 은퇴하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11일 05시 45분


지난해 낙차 부상과 그로 인한 강급을 극복하고 이달 초 당당히 우수급으로 복귀한 박정욱 선수. 복귀 이후 연속 입상하면서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빠르게 회복해 경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지난해 낙차 부상과 그로 인한 강급을 극복하고 이달 초 당당히 우수급으로 복귀한 박정욱 선수. 복귀 이후 연속 입상하면서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빠르게 회복해 경륜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부상 딛고 6연속 입상…우수급 승급
2012년 실격 후 가장의 책임감 커져
감각 회복중…현재 전성기 70% 정도


6연속 입상. 역시 박정욱은 우수급에 걸맞은 선수였다. 지난 해 10월 낙차로 손가락과 팔꿈치에 부상을 당하면서 선발급으로 강급 당했지만 결코 선발급에 머물 선수는 아니었다. 낭중지추. 결국 1일 우수급에 복귀했다. 전주팀 지부장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는 박정욱을 만났다.

-올 시즌 강급 이후 특별승급을 통해 우수급에 복귀했는데.


“1, 4월 특별승급 문턱에서 두 차례 좌절됐다. 5월 다시 찾아온 특별승급 기회인데 부담이 많았다. 당일 경주에서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으로 낙차 위험까지 왔지만 과감하게 라인 전환을 통한 마크로 2착하며 승급을 이뤘다. 어렵게 승급을 해 기분이 좋았다.”

-우수급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시즌 초반 훈련량을 늘린 덕에 몸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5월부터가 한 해 중 가장 몸상태가 좋아지는 시기여서 기대하고 있다. 동계기간 훈련환경이 좋지 못해 전력향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날씨가 좋아지면서 전주벨로드롬에서 본격적인 트랙훈련을 해 자신감을 찾고 있다. 우수급 경험이 많아 경주감각은 괜찮고 복귀 초반 선행을 통해 인지도를 올리고 차츰 주전법인 추입젖히기로 제 기량을 찾고 싶다. 현재 전력은 우수급 전성기 시절의 70% 정도로 평가하고 싶다.”

-자전거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초등학교 때 키가 170cm나 되서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이를 눈여겨 본 옥구중학교 사이클부 코치가 학교를 찾아 5학년 때부터 스카우트를 제의했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홀어머니는 공부하길 원했는데 운동을 하고 싶어 3일째 떼를 썼고 결국 허락 받았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일찌감치 프로 경륜을 목표로 했다. 고교 졸업 후 ‘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으로 군 면제를 받은 뒤 경륜훈련원에 입학했다.”

-최고의 경기의 경기를 꼽는다면.


“2012년 실격을 받았다. 한 달 시합을 연기하고 마음을 다시 잡기위해 지인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이후 6월 22일부터 7월 1일까지 부산, 창원경주 등에서 연속입상을 기록해 특별승급으로 우수급에 복귀했다. 이 때 딸도 생겼고 가장으로서 책임감도 생겼다. 열심히 하게 된 계기였다.”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팀 훈련 외 개인훈련으로 고정 롤러훈련을 하고 있다. 부하 없이 가볍게 50km를 타고 있다. 동료들로부터 ‘기어배수 상한제’의 피해자로 불릴 만큼 회전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때부터 회전력 보강과 함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을 했다. 비가 오거나 주말에도 꼭 훈련을 했다.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5월 중순 이후 기대하고 있다.”

-결혼 10년차라고 들었다. 아내 자랑을 해 달라.


“아내(서혜화·36)는 2005년 크리스마스이브 때 처음 만났다. 고교 선배인 이동기 선수(5기)의 부인으로부터 소개받았다. 2007년 결혼해 딸(박소진·4)이 있다. 아내는 내가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배려한다. 성적 보다 남편의 부상을 걱정한다.”

-전주팀 지부장을 맡고 있는데 전주팀의 강점은 무엇인가.


“전주팀은 24명의 대식구다. 전라고 출신의 선후배가 많아 분위기가 좋다. 노장 신익희, 유영호 선수를 제외하면 젊은 선수들이어서 자유분방하다. 팀 내 훈련 많은 선수로는 유지훈 이으뜸 양기원 윤창호 선수 등이다. 그 중 윤창호 선수가 특선급 시속의 훈련 내용을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목표가 뭔가.

“단기적인 목표는 우수급에서 인정을 받아 살아남고 싶다. 장기적인 목표는 경륜선수라면 은퇴 전에 ‘빨강 바지(특선)’를 꼭 입고 싶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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