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은 못 준다”…‘컨트롤 피처’가 대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3일 05시 45분


넥센 신재영-박주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넥센 신재영-박주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정교한 컨트롤 신재영 최소볼넷 1위
이효봉 해설위원 “공격적 승부 영향”


“볼넷을 주느니 안타를 주는 게 낫다.”

투수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다. 말이 쉽지, 실천이 쉬운 건 아니다. 그런데 올 시즌 좀처럼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컨트롤 피처들이 득세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이런 유형의 투수라면 종전 LG 우규민과 삼성 윤성환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규정이닝에 포함된 투수 중 최소볼넷 부문에서 우규민은 1위(152.2이닝 17볼넷), 윤성환은 2위(194이닝 30볼넷)였다. 올 시즌도 명불허전이다. 윤성환은 32.1이닝, 우규민은 30.2이닝을 던져 5개의 볼넷만 내줬다.

무엇보다 넥센의 새 얼굴들이 눈에 띈다. 특히 올 시즌 1군 무대에 처음 오른 신재영은 30.2이닝 무볼넷 행진을 하며 ‘KBO리그 데뷔 후 최다 이닝 무볼넷 신기록(종전 롯데 브라이언 코리 2011년 20이닝)’을 작성한 바 있다. 올 시즌 5경기에서 32.1이닝 1볼넷으로 9이닝당 볼넷은 0.278개로 압도적 1위다. 이어 또 다른 신인 박주현도 27.2이닝 동안 4볼넷으로 9이닝당 볼넷(1.301) 부문에서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넥센은 이들뿐만 아니라 마운드 전체가 올 시즌 과감하고도 공격적인 승부를 펼치고 있다. 25경기를 치르면서 팀볼넷수가 64개(경기당 2.56개)로 가장 적다. 한화가 24경기에서 136볼넷(경기당 5.67개)으로 가장 많은데,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9이닝당 볼넷수가 적은 투수들은 대부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신재영은 4승1패·방어율 2.23, 박주현은 2승무패·방어율 3.25를 기록 중이다. 윤성환은 4승1패·방어율 3.34, 우규민은 2승무패·방어율 2.05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압도적 구위로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정교한 컨트롤과 함께 오히려 더 과감한 승부로 타자를 요리하고 있다. 다만 9이닝당 볼넷 순위에서 LG의 강속구 투수 헨리 소사가 2위(1.274개)에 올라 있어 눈길을 끈다. 소사는 1승2패·방어율 5.53으로 부진한데, 볼넷을 적게 내주는 대신 피안타율(0.326)이 너무 높은 탓이다.

모든 투수가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투수 유형의 다양화는 반길만한 변화다. 스카이스포츠 이효봉 해설위원은 컨트롤 투수들의 득세에 대해 “과거엔 볼카운트 0B-2S에서 안타를 맞으면 질책을 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엔 많은 팀들이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면서 “볼넷이 적으면 투수는 이닝소화 능력이 높고, 야수들은 집중력이 높아진다. 경기 시간도 짧아진다. 긍정적 요소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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