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의 그린다이어리] 이보미 “호랑이 선생님 앞에서 우승샷 날리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9일 05시 45분


오랜만에 스승 조범수 코치를 만난 이보미(왼쪽)가 코스를 배경으로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보미
오랜만에 스승 조범수 코치를 만난 이보미(왼쪽)가 코스를 배경으로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보미
사이버에이전트 앞두고 연습
“이젠 아버지 같은 고교 스승님”


완연한 봄이다. 화창한 날씨가 마음까지 포근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주 대회(사이버에이전트 레이디스 토너먼트)는 시즈오카현의 그란필즈 골프장에서 열린다. 화요일 오후 골프장에 도착하자마자 아름다운 풍경에 취했다. 코스 뒤로 펼쳐진 후지산의 전경이 넋을 잃게 만들 정도로 웅장한 자태를 뽐냈다.

프로골퍼에게 화요일은 새로운 한 주의 시작이다. 일요일 대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녹초가 된다. 그리고 주어지는 단 하루의 짧은 휴식.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는 월요일에 맞이하는 휴식이 어색할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됐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월요일까지 고베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화요일 오전 신칸센을 타고 시즈오카로 이동했다. 골프장에 도착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경쟁을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나 자신에 대해 더 엄격해진다.

이번 주엔 반가운 손님이 오셨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도해주고 계시는 조범수 프로님이 오셨다. 어렸을 땐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 같은 분이셨는데 지금은 아버지같은 따뜻함이 느껴진다.

사실 프로님이 오시면 조금 더 긴장하게 된다. 부담이 되는 건 아니지만, 스승님 앞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올해는 출발이 좋았다.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결 여유로운 시즌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솔직히 개막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만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살짝 부담을 안기도 했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우승하면서 마음의 짐이 가벼워졌다.

앞으로 3주 동안은 휴식 없이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기다리던 시즌 첫 메이저 대회가 열린다.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에서는 아직까지 한번도 우승해보지 못했다. 작년에 3위를 했던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늘 우승에 대한 마음이 더 간절하다.

이번 주 스승님이 보는 앞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다음주까지 그 분위기가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 <시즈오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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