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레이스’ 다크호스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잠실이 홈구장인 히메네스 5개 선두… 정의윤 김주형 민병헌 1개차 추격
강력 후보 테임즈 최형우 아직 잠잠

어김없이 홈런왕 경쟁이 시작됐다. 12경기 동안 5홈런을 날린 히메네스(LG)가 선두에 섰고 정의윤(SK) 민병헌(두산) 김주형(KIA)이 1개 차로 뒤쫓고 있다. 지난해 홈런 1, 2위 박병호(미네소타)와 나바로(지바롯데)가 떠난 뒤 전문가들은 올 시즌 홈런왕 후보로 테임즈(NC) 최형우(삼성)를 꼽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홈런왕 레이스에 불을 붙인 건 모두 ‘다크호스’다.

히메네스가 돋보이는 건 그가 한국 무대 2년 차라는 점이다. 나바로와 테임즈의 역대급 활약도 2년 차부터 시작됐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힘이 있는 타자다. 적응도가 올랐고 LG의 전반적인 타선도 좋아 투수가 승부를 피하기 어렵다”며 히메네스의 선전을 점쳤다. 서용빈 타격코치도 “어떤 공이 주로 오는지를 예상하면서 유인구에 손이 나가던 게 많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서 코치는 홈런 욕심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늘 홈런 치려고 하지 말고 센터 쪽 직선 타구를 날리라고 주문한다. 잠실 홈런도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좌중간으로 갔다. (히메네스) 스스로도 쳐놓고 놀랐다고 하더라. 그래서 과정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니 과정에 충실하라고 했다. 그런데 요즘 잘 맞으니 홈런 욕심을 좀 부려 자제시키고 있다(웃음).”

박병호의 ‘트레이드-결혼-홈런왕’ 패턴을 따르고 있는 SK 4번 타자 정의윤의 방망이도 뜨겁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정의윤이) 17일 kt전 만루 끝내기 홈런을 포크볼로 뽑았다. 중심 타자가 변화구를 노려 홈런을 만들 정도의 기술이라면 홈런 레이스에 뛰어들기에 충분하다. 문학구장이 홈런 친화 구장인 것도 플러스 요소”라고 평했다. 허 위원도 “변화구 대처에 눈을 떴다”고 동의했지만 “체력이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는 변수”라고 말했다.

이제껏 단 한번도 규정타석 진입, 3할 타율을 달성한 적이 없던 프로 13년 차 김주형도 올 시즌 김기태 감독의 파격 ‘주전 유격수’ 기용으로 벌써 4개의 홈런을 쳤다. 하지만 수비부담이 많은 유격수 포지션이 홈런 경쟁에선 불리하다는 게 허 위원과 이 위원의 의견이다.

민병헌도 무서운 장타력(0.630)을 보이고 있다. 타율 0.345, 장타력 0.500으로 개인 통산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2014년보다 좋은 페이스다. 다만 홈런왕 경쟁에 끼려면 40홈런 이상은 쳐야 하는데 힘이 아닌 기술을 사용하는 중장거리 타자인 민병헌이 끝까지 홈런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하지만 허 위원과 이 위원은 테임즈와 최형우를 여전한 홈런왕 후보로 뽑았다. 이 위원은 “테임즈가 높고 빠른 볼로 파고드는 상대 투수의 견제로 나쁜 변화구에 자꾸 손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 역시 “투수들이 (스트라이크존에) 꽉 찬 공만 주고 있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됐다. 스스로 깨달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홈런왕 경쟁#히메네스#정의윤#김주형#민병헌#테임즈#최형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