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소원에 부담 느끼며 진땀 뺀 슈틸리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5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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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월드컵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초등축구리그 관전에 나선 슈틸리케 감독
“월드컵 8강”는 소원에 부담스럽다며 너털웃음


“대표팀을 러시아월드컵 8강으로 이끌어 주세요.”

초등학생의 소원에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깜짝 놀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15일 경기도 고양시 무원초등학교에서 열린 ‘2016 대교눈높이 초등축구리그’ 무원초등학교와 능곡초등학교의 경기를 관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후 ‘소원을 들어주, 슈!’라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했다. 양 팀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바라는 소원을 미리 쪽지에 적어두고,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에서 가장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친 선수 2명(팀당 1명씩)의 쪽지에 적인 소원을 들어주는 이벤트다.

슈틸리케 감독은 무원초등학교 성신(5학년)과 능곡초등학교의 임동완(6학년)을 선정하고 쪽지를 받아들었다. 성신이 적은 쪽지에는 ‘슈틸리케 감독님, 대표팀을 2018러시아월드컵 8강으로 이끌어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성신은 한글 아래에 정성스레 독일어까지 썼다.

쪽지를 받아든 슈틸리케 감독은 “아주 부담스러운 소원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많은 분들이 벌써부터 월드컵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최종예선이라는 중요한 과정을 통과해야하는 단계다. 전통적으로 우리에게 강했던 상대가 있어 쉽지 않은 조에 속했다. 하나씩 과정을 잘 밟아 좋은 성과를 이뤄내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성신은 “소원은 축구를 좋아하는 아버지가 알려줬다. 독일어는 스마트폰을 통해 찾아서 쪽지에 섰다”고 밝혔다.

임동완의 소원은 슈틸리케 감독과 사진을 찍고, 사인받는 것이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유니폼에 정성스레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두 유망주는 “슈틸리케 감독님을 만나서 너무 기분 좋았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고양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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