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KIA 어떻게 될까…기자 5인이 말하는 2016년 프로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4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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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2경기를 치렀다. 올해 프로야구 전체 일정 중 1.7%만 소화했다. 올 시즌을 정확하게 예측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경기지만 ‘개인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고 전체 시즌을 전망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지난 주말 열린 개막 시리즈를 지켜본 동아일보 야구팀 기자 5명(강홍구 김종석 유재영 임보미 황규인)의 솔직한 생각을 전한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가 많아 발언자는 익명으로 했다.

●LG는 3일 우천취소가 좋았다? 나빴다?

A=일단 3일 잠실 경기는 안 했나? 못 했나? 김재박 경기감독관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6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일부 팬들은 안방 팀 LG가 투수가 부족해 전직 감독인 김 감독관에게 로비했다고 말한다.

B=오히려 반대였다. 어제 경기 시작 1시간 40분전까지 분명 LG 프런트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3연승 분위기로 가야 한다는 거였다. 게다가 선발 투수도 류제국이었다. 류제국이 비 오는 날 커브가 잘 꺾이기 때문에 경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얘기도 많았다.

C=그렇다고 경기 취소가 LG에게 나쁜 건만은 아니었다. LG는 엔트리에 투수가 8명밖에 없는데 연속해서 연장전까지 간 1,2차전에서 많은 투수를 썼다. 여기에 소사랑 우규민이 세모 선수(엔트리에는 있지만 경기에 나설 수는 없는 선수)여서 이날 던질 투수가 부족하기는 했다.

D=어찌됐든 현재 1위인데 LG는 이 자리를 얼마나 지킬까.

E=LG가 5강에 들 것이라고 본다. ‘젊어진 뛰는 야구’에 대한 양상문 감독의 메시지가 확실하다. 안타로 출루해 도루하고 적시타 하나에 홈 플레이트를 밟는 장면이 자주 나올 듯하다. 클러치(득점 찬스) 상황에서 대타 카드로 쓸 자원도 많다. 경험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는 모르겠지만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는 젊은 피가 대거 포진한 것이 큰 힘이 될 듯하다. 제일 큰 힘은 단연 젊어진 분위기다.

A=지난해도 LG가 5강 간다고 예상했던 언론이 우리밖에 없었던 거 같은데 결과는…

●한화는 어떻게 될까?

C=원래 김 감독은 ‘촌놈 마라톤’ 스타일로 시즌 초반에 치고 나간 뒤 후반기에 페이스가 조금 떨어져도 쌓아둔 성적으로 버티는 타입인 건 맞다. 그러니 개막 시리즈 첫 두 경기에서 혼자 한국시리즈를 치르듯 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2연패를 해놓고 한다는 말이 “우려했던 부분들이 현실로 드러난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했다. 이렇게 팀을 운영하면 어떤 팀이든 탈이 날 수밖에 없다.

D=그래도 올해 한화가 가을 야구를 치르는 것은 무난하리라고 본다. 돈 쓴 걸 생각해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 일단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의 존재감이 지난해 개막전 때 뛴 모건하고는 확실히 다르다. 바깥쪽 볼에 약점이 있지만 한화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끝내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외국인 에이스’ 로저스도 지난해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기는 어렵겠지만 분명 ‘클래스’는 증명할 것이다. 국내 야수 중에서는 신성현, 하주석이 키 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본다.

●LG-롯데-KIA는 어떻게 될까?

E=내가 꼽은 5강 후보에 한화는 없다. 선발 투수가 누구든지 김 감독이 불신하고 있는 게 밖에서도 보이는데 마운드 위에 서 있는 투수는 오죽할까 싶다. 앞서 꼽은 LG가 5위를 하고 NC, 두산, KIA, 삼성이 1~4위를 차지할 걸로 본다. KIA를 꼽는 이유는 강력한 선발진 때문이다. 핵터, 지크, 양현종, 윤석민이 60승만 합작해줘도 가을야구를 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특히 더위에 약했던 양현종이 여름에도 지치지 않게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한다. 타선에서도 이범호가 건재하고 지난해 결승타만 15번 날린 필의 해결사 본능도 여전하다. 후반기가 되면 임창용이 합류하고, 9월에는 안치홍-김선빈 키스톤 콤비가 합류한다. 일단 5강에만 합류하면 포스트 시즌에서 투수력과 수비력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팀이다.

D=소위 ‘엘롯기(LG-롯데-KIA) 동맹’ 중에서는 롯데가 5위를 할 걸로 본다. 불펜 딱 두 자리가 강해진 것뿐이지만 그 두 자리가 롯데에게는 정말 절실했다. 개막전 때 손승락이 9회 등판했을 때 고척돔에 울려 퍼진 롯데 팬들의 함성이 새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롯데는 분위기에 살고 죽는 팀 아닌가. 롯데가 여름에 분위기만 제대로 타면 연승 행진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손아섭 역시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로) 자존심이 많이 상했구나”라는 느낌을 준다. 절치부심해서 좋은 성적을 보여줄 것이다.

C=어쩐지 두 팀 모두 지난해 LG가 잘할 거라고 예상할 때의 느낌이다. ‘만약에’가 너무 많다. 그래서 이번에는 동참하지 않겠다(웃음).

●꼴찌들의 반란

A=일단 지난 주말 경기만 놓고 보면 LG뿐만 아니라 많은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넥센과 kt도 선전했다. 이 기세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C=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가 넥센(2.67)이다. 특히 선발은 1.13으로 2위 KIA(3.46)와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이다. 외국인 투수 둘이 버텨줬고, 고졸 2년차 박주현도 1군 데뷔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단, 평균자책점 2위가 롯데(3.55)다. 두 팀이 맞붙은 고척스카이돔에서 점수가 적게 나올 거라는 예상이 현재까지 맞아 떨어진 건지 모른다. 이건 시간이 말해줄 거다.

B=그런데 국내 첫 돔구장 치고 첫 3경기 관중 수(평균 1만1327명)는 아쉽다. 구장 규모에서 차이가 있지만 잠실은 두 경기 모두 만원(2만6000명)이었고 처음 문을 연 대구 라이온즈파크도 두 경기 평균 2만2173명이 찾았다. 인기 구단 롯데가 왔는데도 개막전부터 관중 몰이에 성공하지 못한 건 표 값이 너무 비싼 것도 영향을 줬는지 모른다.

C=일요일 문학 경기는 양 팀 감독이 ‘누가 누가 투수 교체 못하나’ 경쟁을 벌인 끝에 kt 조범현 감독이 이겼다고 봐야 한다. SK 박종훈이 5회까지 노히트 경기를 한 건 사실이지만 6회에 이미 공에 힘이 떨어졌는데 7회에도 올린 건 무리였다. 그러자 kt 조범현 감독이 기다렸다는 듯이 마무리 투수 장시환을 3일 연속 등판시켜 결국 역전패 위기까지 몰렸다. 두 팀 모두 마운드 운용이 올 시즌 성적의 향방을 가를 것 같다.

정리=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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