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골프투어 2년차 김하늘 성공 비결… 시즌 개막 4개대회서 1승-톱10 3번
“벙커-흙에서 손 물집 잡히도록 연습… 비거리 15야드 늘고 구질 묵직해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진출 2년 차를 맞은 김하늘(28)의 시즌 초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시즌 개막 후 3개 대회에서 연이어 톱10(7위-4위-5위)에 들더니 27일 악사 토너먼트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해 19개 대회 만에 JLPGA투어 첫 승을 신고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볼만하다. 김하늘은 지난해 오랜 슬럼프에 시달리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날도 있었다.
이번 주 야마하오픈 출전을 위해 일본 시즈오카 현 가케가와에 머물고 있는 김하늘은 “겨울에 고생한 보람이 있다. 두 번째 시즌이라 현지 적응도 잘됐다. 코스도 눈에 익었다. 낯선 곳에서 소외된 느낌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올 시즌에 대비해 처음으로 중국(광저우)에서 훈련했다. 최경주 재단의 주니어 캠프에 합류한 그는 45일 동안 매캐한 흙먼지를 마셔가며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훈련했다. “벙커, 황토 흙 위에서 공을 많이 치면서 몸에 힘이 붙다 보니 거리가 15야드 이상 늘었다. 구질까지 묵직해져 바람의 영향도 덜 받게 됐다. 최경주 프로님의 도움도 컸다. 어린 선수들과 어울리면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올 시즌 김하늘은 상금 랭킹 2위(2501만 엔)에 오르며 1위 테레사 루(2626만 엔)를 바짝 쫓고 있다. 3위 이보미와 4위 신지애는 김하늘과 동갑내기다. 대회 순위나 라운드 수 등을 포인트로 합산해 매기는 메르세데스 랭킹에서 1위에 오를 만큼 올해는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김하늘은 “상금 랭킹 10위 이내와 시즌 2승이 목표였다. 두 번째 우승이 빨리 나온다면 눈높이를 올려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앞선 2개 대회에서 연이어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하고도 역전패를 당했다. 그는 “우승 문턱에서 부담감을 떨쳐내려고 애쓴 게 오히려 독이 됐다. 내 자신을 속인 셈이다. 내가 긴장했다는 걸 인정하고 더 집중하면서 쳤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대회 마지막 날에는 대부분 하늘색 티셔츠에 스커트를 입는다. 하지만 이번에 우승할 때는 평소 보기 힘든 스카이블루 색상의 바지 차림이었다. “독기를 품느라 바지를 입은 거 아니냐”는 주위의 얘기를 전하자 김하늘은 웃었다. “꿈보다 해몽이네요. 대회 장소인 미야자키가 너무 추웠어요. 그래서 히트텍(발열 내의)에다 바지까지 껴입게 된 거죠. 호호.”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김하늘의 웃음소리가 무척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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