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재미를 넘어 사회적 통합을 가르치는 독일 키즈 축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6일 05시 45분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어릴 적 태권도장과 함께한 기억들이 있을 듯하다. 우리나라에는 그만큼 전국 각지에 태권도장이 있고, 어릴 때부터 쉽게 태권도를 접할 수 있다. 독일에선 축구가 국민스포츠다. 독일국민에게 축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축구프로그램에는 독일만이 추구하는 철학도 담겨있다.

이미 독일의 어린이축구클럽은 2004부터 3부리그까지 체계화돼 있으며, DFB(독일축구협회)에 가입된 만 14세 이하 어린이만 해도 130만명에 육박한다. 잘 갖춰진 시스템 속에 축구를 접하는 아이들은 훗날 월드컵에서 활약하기도 하고, 일찍부터 지도자 과정을 거쳐 만 28세에 데뷔한 율리안 나겔스만 호펜하임 감독처럼 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일의 이런 축구시스템에는 축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더 원대한 목표가 있다. ‘축구는 재미가 우선이다. 또 재미 속에서 성숙한 시민으로 자라는 것이다’라는 이상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독일의 키즈클럽은 교육적 목적을 강하게 띠고 있다. 축구클럽들은 각 도시와 연계해 다양한 문화생활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한다. 박물관부터 미술관, 식물원 등 문화적인 것부터 시작해 도서관에서 단체로 공부를 시키기도 한다. 또 1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여름캠프에선 독일 전역의 키즈클럽이 전부 모여 대규모 트레이닝을 하기도 한다. 여름캠프 기간에는 분데스리가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클럽들도 방문해 활발히 교류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울러 독일의 키즈클럽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다. 바로 ‘사회적 통합’이다. 독일은 더 이상 단일민족국가가 아니다. 다양한 인종과 사람들이 모여 독일을 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렸을 때부터 축구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차별 없이 서로 얽힐 수 있는 것은 사회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키즈클럽에서 종사하는 구보 마사토(21) 유소년 코치는 “내가 가르치고 있는 어린이들만 해도 아프리카인부터 정말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나라에서 왔다. 가르치고 있는 나만 해도 외국인인데, 모두 독일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어릴 때부터 차별 없이 지내는 것은 중요한 의미인 것 같다”고 밝혔다.

독일국민에게 축구, 아니 스포츠는 삶의 일부와도 같다. 운동하는 학생들이 일반 학생과 따로 격리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하며, 스포츠 앞에서 평등한 삶을 산다. 그런 이유로 독일에서 스포츠는 특별하면서도 평범하다. 유명 선수들이 술집에 가면 일반 시민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거리낌 없이 맥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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