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차 김주형, 유망주 타이틀 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22일 05시 45분


KIA 김주형.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김주형.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올 시즌 유격수 변신…“결혼 후 책임감 더 커졌어요”

프로 13년차. 고교를 갓 졸업하고 프로에 들어와도 30대 초반으로 중고참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전히 ‘유망주’ 타이틀을 떼지 못한 선수가 있다. KIA 내야수 김주형(31·사진)의 얘기다.

KIA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김주형은 큰 화제를 몰고 다닌다. 평소 1루와 3루, 양쪽 코너를 맡아오던 그가 수비의 중요성이 가장 큰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루수로 나선 경험이 있고, 아마추어 때 안 해본 포지션도 아니지만, 프로 생활 내내 타격에 장점이 있는 코너 내야수로 어필해온 그에게는 낯선 도전이다.

그래도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처음 코칭스태프로부터 “유격수를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비 시 움직임이 큰 것이 조금 걱정이었지만, 캠프 내내 수비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래 수비력이 나쁘지 않았고, 몸집에 비해 풋워크가 좋기 때문이다.

유격수 변신은 김주형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배려다. KIA의 구멍난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서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다. 김주형 본인에게도 반드시 잘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호텔리어 정주희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는 “결혼을 하면서 책임감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형들도 결혼하면 더 할 게 많아진다고 하더라. 신혼여행에 가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계속 했다”며 웃었다.

아들로만 살아왔는데, 이제 곧 아버지가 된다. 가족을 위해 유망주란 타이틀은 반드시 떨쳐내야만 한다. 지난해 말 결혼식을 올렸지만, 연봉은 61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삭감됐다. 모든 상황이 그의 경쟁심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김주형은 “한참 후배들과 뛰면서 ‘참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내가 뭘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후배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후배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다”고 밝혔다.

잠재력은 분명한데 1군에서 터지지 않는 유망주들은 매년 “올해는 다르다”는 말을 듣는다. 김주형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양치기 소년’에서 벗어날 태세다. 오랜 시간 김주형을 봐온 구단 관계자들은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구단에 보답하겠다는 생각도 강하다. 김주형은 “그동안 보탬이 되지 못했는데 올해는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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