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이태양 “요즘 난 꿈에서도 공 던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18일 05시 45분


2015년을 재활로 보낸 한화 차세대 에이스 이태양이 2016시즌 마운드 복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꿈에서도 공 던지는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간절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2015년을 재활로 보낸 한화 차세대 에이스 이태양이 2016시즌 마운드 복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꿈에서도 공 던지는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간절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복귀 준비 순조로운 ‘한화 차세대 에이스’ 이태양

팬들의 재활 응원…복귀 열망 더 커져
팔꿈치 수술후유증? 자신감으로 극복
5∼6월이면 1군 마운드 설 수 있을 듯
올시즌 목표, 안 아프고 시즌 마치는 것


“요즘 잠을 자면 팬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마운드에 오르는 꿈을 꾼다.”

한화 이태양(26)은 간절하다. 야구에 대한 목마름이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보니 꿈에서도 팬들의 환호 속에 공을 던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태양은 2014년 7승을 올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시원시원한 투구로 사막 같았던 한화 마운드에 단비를 내렸다. 늘씬한 키와 잘 생긴 외모는 덤. 단숨에 한화의 미래, 이글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해 인천아시안게임 때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면제 혜택까지 얻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이 발생했다. 참고 참다 이듬해인 2015년 4월 일명 ‘토미존 서저리’로 불리는 인대접합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한 시즌을 통째로 쉬면서 재활훈련에 매달렸다.

고지가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하프피칭을 하루 60개 정도까지 하는 수준으로 재활단계를 끌어올렸다. 팀 내에 인플루엔자(독감)가 확산되면서 많은 투수들이 쉬고 있지만,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고친다구장에서 차질 없이 재활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강한 의지 앞에 독감도 피해가고 있다. 이태양은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느낌이 좋다”며 “늦어도 5∼6월, 이르면 4월 1군 마운드에 설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하프피칭을 하고 있다. 60개 정도 하는 수준이다. 70개 정도까지 하면 포수를 앉혀놓고 던질 수 있다.”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인가.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통증이 없어서 다행이다.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단계별투구프로그램)에 따라 점차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느낌이 좋다. 무리하진 않는다. 그런데 공을 던지는 단계를 지나면서도 아프지 않다. 지금까지 안 아프고 던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두려움은 없나.

“야구를 한 뒤로 몸이 아파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에는 다른 투수들이 ‘팔이 아프다’고 하면 ‘팔이 왜 아프지?’라고 생각했다. 나로선 이번에 처음 수술하다보니 솔직히 아직은 조금 두려움이 있다. 지금까지는 괜찮지만, 앞으로 100%로 던져도 안 아플까…. 재활훈련 해본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런 생각을 버리고 조금 아파도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좋은 쪽으로만 생각한다.”

-재활이 힘들지 않나. 지루함과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안 좋은 일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재활시간이 늦게 간 게 아니라 오히려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지루하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긍정적인 것 같다.

“원래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혼자 고민하고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었다. 그러다보니 나만 피곤하더라.(웃음) 그러면서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투수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2014년부터 야구가 조금 잘 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긍정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다.”

-작년에 한화 야구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나도 지켜보면서 현장에서 함께 하고 싶었다. 복귀하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작년에 대전에서 재활을 했는데, 야구장에 나가면 팬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 ‘내년에는 안 아프고 꼭 마운드에 돌아와달라’, ‘잘해달라’는 말씀들을 해주셨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복귀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던 것 같다.”

-마운드가 그리울 것 같다.

“2014년에 팬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마운드에 섰는데, 요즘 늘 자기 전에 그 생각을 한다. 요즘 잠을 자면 마운드에서 던지는 꿈을 꾼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니까, 간절하니까 그런 꿈을 꾸는 건지 모르겠지만….”

-시즌 등판은 언제쯤 가능할 것 같은가. 김성근 감독은 4월에도 가능할 수 있다고 하던데.

“앞날은 알 수 없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5∼6월 정도에는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지 않을까. 하다 보면 4월에 가능할 수도 있고.(웃음) 가장 중요한 건 100%로 던졌을 때 내 공이 나오느냐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수술은 처음 해봤다. 그래서 지금은 당장 올 시즌 몇 승 올린다는 그런 것보다 안 아프고 시즌을 치르는 게 중요하다. 최근 팀에 좋은 투수들이 많이 왔다. 스스로 더 긴장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정체돼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자리걸음만 해선 안 된다. 지금은 재활조에만 있는데, 앞으로 공을 던지게 되면 좋은 투수들을 옆에서 많이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다. 매일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달라야 한다. 매일 매일 바뀌어야 보람이 있지 않겠나.”

오키나와(일본)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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