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황희찬 “첫 골 넣고 4강 가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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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 23일 밤 요르단과 8강전… 신태용 감독 “침대축구는 비신사적”

친구들보다 키는 작았지만 승부욕은 가장 강했다. 팀이 이기고 있을 때도 상대 팀 진영에서 거친 태클을 하는 그에게 상대팀 코칭스태프는 “지나치다”고 핀잔을 줬다.

올림픽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20·잘츠부르크·사진)의 경기 신곡초등학교 시절 얘기다. 한국유소년축구연맹 관계자는 “황희찬이 유럽(오스트리아)에 진출할 때 (주전 경쟁에서 밀려) 실력이 정체될까 봐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신태용호’에서의 모습을 보니 키(177cm)도 많이 컸고, 기량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황희찬은 신태용호에서 공격을 이끄는 핵심 선수다. 상대 문전을 파고드는 그의 돌파력은 루이스 수아레스(FC 바르셀로나)와 닮았다.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 예선에서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 등 선배들의 골을 도우며 한국의 8강행을 이끌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했다는 것. 황희찬의 승부욕을 아는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은 수비진을 돌파해 2선 공격수들에게 골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팀 중 황희찬 같은 저돌적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팀은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23일 오후 10시 30분 카타르 도하에서 요르단과 8강전을 치른다. 3위까지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요르단에 지면 본선 진출이 무산된다. 수비가 강한 요르단에 고전하지 않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 대표팀 최전방을 맡고 있는 황희찬의 발끝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황희찬은 “골이든, 도움이든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신 감독은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르단은 신사적이지 못한 ‘침대축구(시간을 끌기 위해 일부러 쓰러지는 것)’를 하면 안 된다”는 공격적인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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