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몇 년째 아버지와 어머니보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이 있다. 2012년부터 정현을 지도하고 있는 윤용일 코치(43·사진)다. 그런 윤 코치가 18일 정현과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경기를 지켜본 뒤 “승패를 떠나 너무 잘했다. 특히 스트로크 대결에서 조코비치와 대등하게 맞선 게 대견하다”고 말했다. 윤 코치는 며칠 전 정현의 에이전트인 IMG로부터 1회전 상대가 조코비치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은 뒤 “차라리 잘됐다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정현이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에서 초월해 오히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무대가 되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윤 코치는 “현이가 지난해 말 훈련소 입소로 4주 동안의 공백이 있어 호주오픈을 앞두고 몸 상태가 80% 정도였다. 컨디션이 걱정되긴 했지만 오늘 보니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지난해 US오픈에서 정현이 2회전에서 세계 5위 스탄 바브링카와 붙어봤던 게 조코비치를 상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현은 평소 서브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조코비치 역시 경기 전 “정현이 키가 큰데 서브는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 후 윤 코치는 “조코비치를 보니 서브가 강한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구질을 다양하게 하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컨트롤 능력이 중요하다. 현이도 이런 걸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코비치는 시속 180km대 후반의 서브를 넣다가 갑자기 스핀이 걸리는 160km대 서브를 구사해 정현의 리턴을 어렵게 했다. 윤 코치는 현역 시절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되는 메이저 대회 예선을 거쳐 1998년 US오픈과 2001년 윔블던 본선에 출전했던 스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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