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감독 “길렌워터, 고맙고 미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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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단신용병 5명이나 바뀌며 시즌 33경기 1048분이나 출전
팀 꼴찌지만 득점 1위 고군분투

프로농구 LG의 김진 감독(오른쪽)이 20일 창원체육관에서 훈련을 마친 뒤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감독은 고군분투 중인 길렌워터의 새해 선물로 양복을 주기로 했다. 길렌워터는 “그동안 제대로 된 양복도 한 벌 없이 살았는데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LG 제공
프로농구 LG의 김진 감독(오른쪽)이 20일 창원체육관에서 훈련을 마친 뒤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감독은 고군분투 중인 길렌워터의 새해 선물로 양복을 주기로 했다. 길렌워터는 “그동안 제대로 된 양복도 한 벌 없이 살았는데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LG 제공
프로농구 올 시즌 꼴찌 LG는 부상으로 이탈한 맷 볼딘의 복귀를 기다리다 외국인 선수 운용이 꼬였다. 5일 합류한 샤크 맥키식은 벌써 LG의 다섯 번째 외국인 선수다. 다행히 트로이 길렌워터가 평균 26.55점(득점 1위)을 올리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53경기에서 1192분을 뛰었던 길렌워터는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1048분을 뛰고 있다. 그가 ‘극한 직업’에 취업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20일 창원에서 만난 김진 LG 감독은 “사실 그 친구한테 많이 미안해요. 외국인 선수도 같은 팀원이지 슈퍼맨이 아니거든요. 그동안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혼자 버텨줬어요”라고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그 표현(극한 직업)이 맞다고 봐요”라면서 “(출전 시간을) 33분 정도로 줄여주고 싶은데 빠듯해요. 맥키식이 왔지만 길렌워터를 백업해줄 수 있는 포지션은 아니거든요”라며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2라운드 전자랜드전에서 길렌워터는 연장까지 47분 50초를 뛰며 50점을 퍼부었다. 하지만 팀은 114-112로 패했다. 19일 모비스전에서도 길렌워터는 통쾌한 리버스 덩크를 포함해 34점을 올렸지만 경기 막판 터진 실책으로 팀은 81-83으로 역전패했다. “11점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길렌워터는 “어린 선수가 많아 마지막 집중력이 부족해질 때가 있다. 아쉬운 건 맞지만 연습 분위기도 좋고 코치, 동료들도 정말 친절하다”며 이내 아쉬움을 털어버렸다.

김 감독은 맥키식과 길렌워터의 약속된 플레이가 자리 잡으면 국내 선수들도 득점에 가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상대팀으로서는 길렌워터의 득점력을 신경 안 쓸 수 없어요. 그걸 역이용해 잘 속여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착해서 그런 건지….(웃음)”

김 감독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김종규의 골밑 경쟁력 강화다. “그 높이에 중거리 슛이 되는 건 엄청난 이점이에요. 종규가 골밑에 가면 웬만해선 1 대 1 수비가 안 되거든요. 그때 외곽에 찬스 만들어주면 어시스트가 될 수 있죠.” 하지만 문제는 김종규가 몸싸움에서 밀릴 때 밖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스스로 고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어요”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LG는 지난 시즌 막판 5, 6라운드에서 각각 8승 1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이 반 조금 지났으니 희망을 갖고 매 게임 최선을 다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며 연습코트로 향했다.

창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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