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FA 계약기간 중 방출…한상훈의 ‘혹독한 겨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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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는 올 시즌에도 스토브리그에서 ‘큰 손’ 노릇을 했다. 하지만 한화의 주장 출신 한상훈(35)의 겨울은 혹독하다.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설움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한화에서 뛰었던 한상훈은 지난달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발표한 보류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이 명단에서 빠지는 건 방출을 뜻한다. 2013년 말 자유계약(FA)선수로 한화와 4년 계약을 했던 한상훈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FA 계약 기간 중 방출 당한 선수가 됐다.

한화는 일단 발목 부상에 시달리는 한상훈에게 육성선수(옛 연습생)로 남아 달라고 부탁했다. 한화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한상훈은 연봉 2억 원을 받을 수 있지만 다시 등록선수가 되기 전까지는 1군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한상훈은 “부상이 많이 좋아졌다. 1년을 통으로 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보류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다른 팀들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한상훈이 다른 팀으로 옮기면 1군에서 뛸 가능성은 열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에게 연봉 2억 원을 보장하는 팀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내년 연봉 2억 원도 따로 계산에 넣어야 한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구단에서 먼저 FA 계약을 파기한 만큼 한상훈이 다른 팀으로 옮기더라도 한화에서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며 “먼저 연봉을 지급한 뒤 거취에 대해 논하는 게 법리적 절차에 맞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송신영(38)은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설움을 경험했다. 올해까지 넥센에서 뛰었던 송신영은 지난달 27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2차 드래프트는 전력평준화 차원에서 보호 선수 40명을 제외하고 다른 팀 선수를 골라 데려오는 제도다.

송신영은 ‘넥센 맨’ 이미지가 강한 선수. 그가 지명 결과에 충격을 받아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미 모교 코치로 갔다는 말까지 들렸다. 하지만 송신영이 3일 한화 구단을 찾아 인사하고 유니폼을 받아 가면서 결국 헛소문으로 끝났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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