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역전 불허의 메이저 여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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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3R도 3타 줄여 10언더 선두… 프로 6승 모두 뒤집기… 수성 관심
2위 루이스 또 한국선수와 맞대결… 언더파 멈춘 리디아 고, 48위 부진

김세영(22·미래에셋)의 별명은 ‘역전의 여왕’이다. 최종 라운드에 거센 추격전을 펼쳐 정상에 골인하는 매서운 뒷심 때문에 생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한 김세영은 올해 진출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뒤집기 드라마로 바하마 클래식 우승을 차지하며 ‘빅 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마지막 날 늘 입고 나오는 ‘빨간 바지의 마법’이라는 찬사까지 들었던 김세영이 이번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경쟁자들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정상의 자리를 지켜야만 하게 됐다.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6769야드)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3라운드. 전날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선두를 질주한 김세영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그는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유지하며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을 향한 희망을 밝혔다.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는 3타 차. 김세영은 “아직까지 줄곧 선두를 달리다 우승한 적은 없다. 일관성을 유지하고 압박감을 컨트롤하는 게 부족한 것 같다. 이런 점을 보완해야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영이 자신의 말처럼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우승 트로피를 안은 뒤 대회 전통에 따라 18번홀 그린 옆에 있는 ‘포피의 연못’에 뛰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세영은 “우승하면 내 인생 최고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다. 멋지게 연못에 다이빙하고 싶다”고 했다. 세계 3위 루이스와 같은 조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는 세계 22위 김세영의 티오프 시간은 6일 오전 6시 1분.

루이스는 올 시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한국 선수들에게 발목이 잡혀 무관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혼다 타일랜드에서는 양희영에게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고,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는 3위로 마치며 박인비의 우승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루이스는 2주 전 파운더스컵에서는 자신보다 열 살 어린 스무 살 신인 김효주와 버디를 주고받는 난타전을 치렀으나 2위로 마감했다. 루이스는 “(박)인비를 비롯해 기존의 한국 선수들이 올 시즌 개막 전에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LPGA에 오는데 굉장히 잘한다’고 말해 줬다. 그들은 한국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우승하는 방법을 안다. 무엇보다 중요한 퍼팅을 잘해 인상적이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LPGA투어 홈페이지는 “루이스가 대단한 재능을 지닌 한국의 루키를 또 상대하게 됐다”고 비상한 관심을 표시했다.

한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로 1오버파 73타를 쳐 연속 언더파 행진을 29라운드에서 마감했다. 이날 리디아 고가 언더파 스코어를 적었다면 안니카 소렌스탐을 넘어서 LPGA투어 사상 최초로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17번홀까지 이븐파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18번 홀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면서 대기록 달성의 기회를 놓쳤다. 리디아 고는 3라운드에서도 2오버파 74타로 부진해 순위가 공동 48위까지 밀렸다. 박세리는 컷 탈락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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