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배는 여기까지…모비스, 또 다른 시작

남자프로농구 사상 첫 3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의 새 역사를 썼지만,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미 다음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유 감독을 비롯한 모비스 선수단이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4차전에서도 이겨 동부에 4전승을 거두고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챔프전 3연패 모비스왕조…벌써 새 시즌 구상중

문태영 FA·이대성 입대에 전력 차질
유감독 “이미 새 모비스 구상 해왔다”
용병 재계약 불가 라틀리프와 이별도
코칭스태프 해외 파견 용병물색 돌입

모비스는 4일 동부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 4차전에서 83-71로 이겨 4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우승한 모비스는 남자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챔프전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모비스 왕조’가 탄생한 것이다.

● 변화 예고한 유재학 감독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순간에도 모비스 유재학(52) 감독은 ‘찰나의 기쁨’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플레이오프(PO) 이전부터 다음 시즌을 위한 변화를 계획해왔다. 다음 시즌 현재의 전력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주득점원 문태영(37)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국내선수 중 최고의 득점력을 지닌 문태영은 포워드 보강이 절실한 팀들의 ‘영입 1순위’다.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는 모비스가 적어도 ‘돈’으로 문태영의 마음을 사기는 어렵다. 유 감독이 전략적으로 키워온 이대성(25)은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양동근(34), 함지훈(31)은 한 살씩 더 먹는다.

유 감독은 “그동안 (양)동근이와 (함)지훈이가 중심이 돼 좋은 성적을 냈다. 동근이는 앞으로 5년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모비스의 미래를 위해선 팀의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모비스에 대해 구상도 해왔다. 싹 바꿀 생각이다”고 말했다.

● 용병 스카우트가 관건!

최근 세 시즌 동안 모비스는 외국인선수 스카우트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6), 로드 벤슨(31)과 2차례 재계약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개막 직전 퇴출시킨 벤슨의 자리는 기량이 검증된 아이라 클라크(40)로 대신했다.

그러나 KBL은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제도에 변화를 준다. 장·단신(193cm 기준)으로 신장 구분을 두고 2개 쿼터에 한해 2명의 용병을 모두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게 허용한다. 제도 변화와 함께 KBL은 각 구단이 기존 외국인선수와 재계약할 수 없도록 했다. 모비스는 더 이상 라틀리프와 함께할 수 없다.

유 감독은 “3시즌 동안 외국인선수에 변화를 주지 않은 우리 팀은 스카우트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팀 컬러에 어떤 선수가 어울릴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모비스는 새 외국인선수 물색을 위해 9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포츠머스에서 열리는 ‘2015 포츠머스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에 코칭스태프를 파견할 예정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