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제구력+위기관리… 두산 ‘개막 3연승’ 이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2일 05시 45분


유희관. 스포츠동아DB
유희관. 스포츠동아DB
한화전 6이닝 6K 4피안타 1실점 첫승
체인지업·느린 커브로 구석구석 찔러

“정말 까다로운 투수다. 연타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아 점수를 내기가 어렵다.”

한화 김성근(73) 감독은 두산과의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두산 왼손투수 유희관(29·사진)을 이렇게 치켜세웠다. 강속구를 던지지는 못해도 완벽한 제구력을 앞세워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유희관의 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그리고 유희관은 바로 김 감독의 눈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한껏 펼쳐 보였다. 시즌 첫 승의 상대가 바로 한화였다.

유희관은 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4km에 불과했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으로 체인지업과 느린 커브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위기관리능력도 뛰어났다. 첫 3이닝을 공 46개로 가볍게 막아낸 유희관은 4회 첫 타자 이용규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데 이어 다음 타자 김경언에게 기습적인 투수 앞 번트안타를 내줘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2루주자를 견제하려다 보크를 범했고, 김태균까지 볼넷으로 걸어 나가면서 무사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유희관은 곧 평정심을 되찾았다. 다음 타자 나이저 모건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1실점한 뒤 이어진 1사 1·3루서 김회성을 삼진, 정범모를 3루수 땅볼로 솎아냈다. 그게 유희관에게 닥친 위기의 전부였다.

유희관은 남은 5회와 6회를 깔끔하게 막아낸 뒤 6-1로 앞선 7회부터 이재우에게 마운드를 넘기면서 시즌 첫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했다. 유희관이 시범경기에서 난타를 당한 뒤에도 “자신 있게 던지기만 하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믿음을 표현했던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날 6-3 승리 후 “(유)희관이가 자기 몫을 다 해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희관은 “팀이 연승 중인 데다 시범경기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 개인적으로 부담이 컸지만, 결과적으로 잘 던질 수 있어 다행이다”며 “이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했으니 진짜 전쟁에 임하는 각오로 더 집중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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