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 전만 해도 6강이 목표였다. 선수들 나이도 많고 백업 선수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운이 따라서 정규리그 1위를 했지만 플레이오프(PO) 전만 해도 정말 마음을 비웠었다. 이제는 다르다. 챔피언결정전(챔프전)에서는 그럴 생각이 없다.”(모비스 유재학 감독)
이변은 없었다. 모비스가 26일 5313명(정원 5000명)의 팬들로 가득 찬 안방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PO 최종 5차전에서 LG를 78-67로 완파하고 3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했다. 팀이 보유한 통산 최다 챔프전 진출 기록도 ‘9’로 늘렸다. 3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한 경우는 4차례 있었다. 모비스의 전신인 KIA가 처음이었고 현대(현 KCC), 삼보(현 동부), KCC가 그 뒤를 이었다. 이제 모비스는 최초의 3시즌 연속 우승이자 통산 최다 우승(6회)에 도전하게 됐다.
이날 유 감독은 4차전까지 선발로 나오지 못했던 송창용을 스타팅 멤버로 내세웠다. 2, 4차전 패인이 수비라고 판단해 대비한 것이다. 송창용은 부지런히 코트를 뛰어다니며 LG 문태종(14득점)을 지치게 했을 뿐 아니라 1쿼터에만 7점을 넣으며 예상외의 활약을 했다. 1쿼터 내내 LG에 끌려다니던 모비스는 1쿼터 종료 20초를 남기고 송창용이 3점슛을 터뜨려 17-18, 한 점만 뒤진 채 끝냈다. 그러고는 2쿼터 시작하자마자 양동근-문태영-양동근(3점)의 잇단 슛으로 순식간에 24-18로 달아나며 분위기를 바꿨다. 모비스는 2쿼터에 LG를 8점으로 꽁꽁 묶고 전반을 35-26으로 마치며 승기를 굳혔다. 모비스는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19점을 올렸고 양동근이 16득점을 기록했다. 3, 4차전에서 부진했던 함지훈도 11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리바운드에서도 38-26으로 LG를 압도했다. ‘4위의 반란’을 노렸던 LG는 4차전 승리의 주역 김시래가 22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이 3점슛 15개를 던져 1개만 성공(6.7%)한 게 발목을 잡았다. LG 김진 감독은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했지만 체력의 한계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모비스 주장 양동근은 “정말 힘든 4강 PO였다. 2, 4차전 패배의 원인이 LG에 비해 절박함이 없었던 것 같아 선수들과 ‘사소한 것부터 신경 쓰자’고 한 게 통한 것 같다. 동부도 전자랜드도 장점이 확실한 팀이니 누가 올라오든 정신 차리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모비스와, 27일 열리는 동부-전자랜드의 4강 PO 5차전 승자가 맞붙는 챔프전(7전 4승제)은 29일 울산에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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