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레베카 “아이스댄스의 매력이 뭐냐고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14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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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이스댄스 국가대표 김레베카(17)가 아이스댄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김레베카-카릴 미노프(22·러시아)조는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39.71점, 예술점수(PCS) 35.51점(감점 -1.00점)을 합친 74.22점을 받았다. 이로써 전날 열린 쇼트댄스에서 받은 46.54점을 더한 최종 120.76점을 기록하며 9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레베카는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전 대회에 비해 점수가 올라갔다는 것에 만족한다. 한국 팬 분들이 큰 목소리로 응원해주셔서 더 힘이 났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열심히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레베카는 겸손하게 말했지만, 이들은 존재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 2006년 이후 사실상 끊겼던 한국 아이스댄스의 명맥을 잇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김레베카의 도전도 박수 받아 마땅하다. 김레베카는 원래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다. 2011년까지 노비스(13세 이하) 부문 국제대회 우승도 경험했던 유망주였다. 그랬던 김레베카가 아이스댄스에 푹 빠진 것은 그랑프리대회에서였다. 김레베카는 “사실 싱글 선수일 때는 아이스댄스라는 종목 자체를 몰랐다. 그랑프리대회에 나가서 처음으로 아이스댄스를 접하게 됐는데, 매력적이었다. 마침 러시아 코치님께서 아이스댄스로 종목 전환을 제안하셨고, 그렇게 인연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레베카는 2011년 말 대한빙상경기연맹(KSU)의 아이스댄스 육성 오디션에 합격하며 본격적으로 선수로 나섰다. 이듬해 러시아 미노프와 조를 결성해 2012년부터 한국 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중이다. 부모가 한국인이지만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난 김레베카와 러시아 선수인 미노프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게 된 것은 조국의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김레베카의 의견이 전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한국 아이스댄스의 명예를 걸고 뛰고 있는 이들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2013년 11월에 열린 NRW트로피 주니어 아이스댄스에서 우승을 거머쥐는가 하면, 이번 시즌이 첫 시니어 시즌임에도 그랑프리 5차 대회였던 에릭 봉파르에서 9위에 올랐고, 볼보컵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4대륙피겨선수권대회에서는 9위를 차지했다.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스댄스는 점프가 없는 만큼 동작 하나 하나에 점수가 걸려있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이 되지 않는 살벌한(?) 세계다. 레베카는 “처음 시작할 때는 점프가 없어 쉬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웃었다. 이어 “눈에 보이지 않는 규칙이 엄격하다. 한 번이라도 삐걱거리거나 넘어질 뻔 하면 프로그램 전체 점수가 감점된다. 에지도 1cm만 흔들려도 감점 당한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뿐 아니다. 리프팅 기술을 구사할 때 남자선수가 6초 안에 여자선수를 들어올리지 못하면 감점이 된다. 실제 이들은 프리댄스에서 -1.00점의 감점을 당했다. “총 4번의 리프팅에서 1차례 6초 안에 올라가지 못했다”는 것이 김레베카의 설명이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올라갔을 때도 고득점이 어렵고, 계속해서 국제대회에 나가서 인정을 받아야한다.

그럼에도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그만큼 아이스댄스가 좋다. 김레베카는 “아이스댄스는 남녀가 어떤 주제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만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부분을 봐주시면 한층 재미있게 보실 수 있다. 나 역시 즐겁게,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어 “미노프와도 시간이 흐르면서 호흡이 잘 맞아가고 있다. 3년 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는데 앞으로 기술과 스피드 등 모든 부분을 업그레이드해 좀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올림픽 때도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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