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출신 이승훈, ‘매스스타트’로 다시 날갯짓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3일 06시 40분


이승훈.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승훈.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월드컵 첫 도입 ‘매스스타트’ 종합우승
코너링 기술 중요…쇼트트랙과 닮은꼴
평창동계올림픽서 정식종목 채택 예정

명실상부한 최강자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7·대한항공)이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에 처음 도입된 매스스타트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훈은 2일(한국시간)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차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50초5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은 월드컵 1·3·5차대회 금메달과 2차대회 동메달, 4차대회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월드컵 포인트 450점을 기록했다. 총점 2위인 안드레아 지오반니(이탈리아·286점)보다 무려 164점이 많다. 남은 월드컵 파이널에서 이승훈이 포인트를 1점도 못 따도 우승자는 변하지 않는다. 현재 매스스타트 세계 랭킹도 이승훈이 1위다.

매스스타트는 기록경기인 대부분의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들과 달리 순위경기로 치러진다. 기록과 관계없이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는 게 중요하다. 총 16바퀴를 도는 동안 4·8·12바퀴째에서 1∼3위에 각각 5·3·1점씩이 주어지고, 최종 순위 1∼3위에게는 각각 60·40·20점씩 부여된다. 또 두 명, 혹은 두 팀이 겨루는 게 아니라 선수 전원이 함께 출발해 자리싸움을 벌여야 한다. 코너링 기술도 무척 중요하다. 여러 모로 쇼트트랙과 많이 닮았다.

쇼트트랙 출신답게 몸싸움에 능하고 코너링 기술이 좋은 이승훈에게는 매스스타트의 도입이 천운이다. 이승훈이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5000m 은메달과 1만m 금메달을 따내며 일약 세계의 주목을 받았을 때, 외신은 그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로 전향한지 얼마 안 된 선수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승훈은 이후 부상과 스케이트 문제가 겹치면서 다시는 세계 정상에 서지 못했지만, 매스스타트의 등장으로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무엇보다 매스스타트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ISU는 지난해 6월 매스스타트의 올림픽 정식종목 도입을 의결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기 위해 올 시즌부터 모든 월드컵 시리즈(6차대회 제외)와 파이널, 세계선수권대회에 매스스타트를 편성했다. 제대로 된 ‘멍석’을 만난 이승훈이 안방에서 또 한 번의 금빛 질주를 펼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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