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경험, 그리고 꿈으로… 최나연 LPGA개막전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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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2일 06시 40분


최나연. 스포츠동아DB
최나연. 스포츠동아DB
코츠 챔피언십 1타차 역전…2년2개월만에 우승

“너무 우승하고 싶다.” 지난해 12월 22일, 미국 플로리다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만난 최나연(28·SK텔레콤)은 우승의 간절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부터 죽기 살기로 하겠다”는 말로 2015년의 각오를 대신했다.

최나연이 5주 만에 우승 약속을 지켰다. 1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오캘러의 골든오캘러 골프장(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5시즌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8·한국명 고보경), 장하나(23·비씨카드), 제시카 코르다(22·미국·이상 15언더파 273타)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LPGA 통산 8승(개인통산 14승)째이자, 2012년 12월 CME그룹 타이틀 홀더스 이후 2년 2개월만의 우승이다.

이번 우승을 통해 달라진 최나연을 엿볼 수 있었다. 무엇이 그녀를 강하게 만들었을까.

● 스스로에게 힘을 준 긍정 마인드

부진했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만은 잃지 않았다. 최나연은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해마다 1%라도 성장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2014년에도 성장했다”며 실망이 아닌 희망으로 스스로를 격려했다. 긍정은 이번 대회에서도 큰 힘이 됐다. 최종 라운드 15번홀(파3). 3퍼트로 보기를 범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사실상 분위기가 리디아 고에게 넘어갔다. 과거 같았으면 스스로 무너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최나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한 집중력으로 이후의 위기를 극복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최나연은 경기 후 “그동안 마음고생을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던 내 자신에게 격려해주고 싶다”며 다시 한번 자신에게 강한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 11년차의 풍부한 경험

최나연은 2005년 프로가 됐다. 지난 10년 동안 232경기(LPGA 174경기·KLPGA 58경기)를 치렀고, 통산 13승(미국 7승, 한국 6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우승 경쟁을 펼친 리디아 고는 프로 2년차에 불과한 신예지만, LPGA 투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거물이다. 2일 발표되는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도 최연소(17세9개월 7일) 1위 등극을 예약해뒀다. 이처럼 최근의 성적과 분위기만 놓고 보면, 분명 리디아 고가 앞선다. 그러나 최나연에게는 경험이 있었다. 최나연은 “마지막 홀 퍼트를 남겨두고 그립을 잡을 힘이 없을 정도로 많이 긴장했다. 그러나 후배들과 경쟁하면서 ‘내 경험이 더 많으니 챔피언 답게 좀더 침착하게 경기하자’며 자신감을 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경험은 최나연에게 가장 큰 자산이다.

● 2016년 올림픽 출전 꿈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이라는 확실한 목표도 최나연을 다시 일어서게 했다. 그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올림픽에 나가는 게 꿈”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의 부진 때문에 올림픽 출전의 꿈도 조금씩 멀어지는 듯했다. 세계랭킹 17위(1월 31일 기준)까지 떨어져 있는 최나연은 박인비(1위), 김효주(7위), 유소연(8위), 백규정(11위), 안선주(15위), 이미림(16위) 등과 경쟁해야 한다. 2년 2개월 만의 우승은 올림픽을 향한 최나연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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