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레이더] 놀린 팬도, 달려든 하승진도 징계 안한다

스포츠동아 입력 2015-01-06 06:40수정 2015-01-0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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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하승진이 1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 도중 상대 외국인선수 리오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코를 맞아 부상을 당한 뒤 교체되고 있다. KBL은 이날 한 관중의 야유에 격분한 하승진에게 별도의 징계를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새해 첫 날 코뼈 부상 조롱하는 팬과 충돌
복귀전 부상에 정신적 충격까지 ‘설상가상’
KBL “선수-관중 서로 배려하는 계기 되길”

2015년 새해 첫 날 남자프로농구 코트에선 KCC 하승진(30)과 팬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져 파장을 낳았다. 하승진은 1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원정경기 도중 상대 용병 리오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코를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피가 흐르는 코를 솜으로 틀어막은 채 라커룸으로 향하던 하승진은 한 관중의 비아냥거림에 격분했다. 하승진은 그 관중에게로 달려들려고 했지만, 구단 관계자와 안전요원이 제지해 물리적 충돌로까지 확대되진 않았다.

● 웃음 잃은 하승진

본래 하승진은 밝은 성격의 소유자다. 경기 후 팬들의 환호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선수였고, 인터뷰에서도 늘 거침없는 입담으로 화제를 뿌리곤 했다. 공익근무 때도 주변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팬과의 충돌 이후로 그에게선 웃음이 사라졌다.

2013년 여름, 그는 강병현(KGC)의 결혼식에 아기 띠를 매고 등장했다. 221cm의 거구가 가슴에 아기를 안고 띠 맨 모습에 하객들의 얼굴에선 미소가 번졌다. 무표정하게 앉아있던 허재 KCC 감독마저 너털웃음을 지었다. 하승진은 코칭스태프, 동료들에게 살갑게 인사하며 식장 분위기를 더욱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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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근무를 마친 하승진은 지난해 10월 11일 복귀전(동부)을 치른 뒤 “만족도 59%의 복귀전이었다”고 밝혔다. ‘득점이 곧 만족도’라는 KBL 김영기 총재의 말을 인용한 센스 있는 소감이었다. 이날 KCC의 득점이 59점이었다.

그러던 하승진이 시즌을 거듭하면서 웃음을 잃었다. 그는 “웃을 일이 없다. 농구를 너무 못하고 있는 데다 팀 성적도 좋지 않다. 1∼2경기 이겼다고 마냥 좋아할 상황이 아니다. 말도 조심스럽다. 나중에 농구 잘해서 다시 웃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지난달 9일 오른쪽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던 그는 또 한 번의 복귀전(삼성)에서 코뼈 부상과 더불어 심적 충격까지 입었다.

● 선수-팬의 충돌, KBL의 조치는?

프로스포츠에서 팬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과거 타 종목에서도 선수와 팬이 충돌한 사례는 있었지만, 팬들의 비난까지 감수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 프로선수의 의무다. 남자프로농구선수 A는 “(하)승진이가 복귀전에서 다시 코를 다친 것도 서러운데 비난까지 들으니 많이 상처를 받은 모양이다. 승진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팬들의 비난을 받더라도 마음속으로 삭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다. 아마 승진이도 흥분을 가라앉히고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L은 하승진의 행동에 대해 별도의 징계를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L 관계자는 “6일 재정위원회가 열리지만, 아직까지 징계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는 없다. KCC 구단에서도 이번 일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만큼, 경고 조치를 내리는 선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KBL은 해당 관중에 대해서도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을 예정이다. KBL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관중과 선수가 서로를 더 배려하고 존중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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