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 밟혀도 좋다, 우승한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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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
두 시즌 연속 통합챔프 우리은행… ‘감독 테러’ 세리머니 재연 관심

최고의 화제는 감독도, 선수도 아니었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을 상징하는 ‘테러 세리머니’였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우승하면 감독을 헹가래 치는 대신 바닥에 떨어뜨린 뒤 발로 밟는 세리머니를 한다. 28일 열린 2014∼2015시즌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 지난 두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코트에서 테러 세리머니가 재연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세리머니의 주인공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43·사진)은 난처한 듯 웃으면서도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위 감독은 독한 훈련으로 유명하다. 테러 세리머니는 선수들이 독한 훈련을 참아온 것에 대한 일종의 분풀이(?)다. 위 감독이 이끌었던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팀이 2일 우승했을 때도 선수들은 어김없이 위 감독을 ‘밟았다’.

위 감독은 “솔직히 대표팀에서도 밟힐 줄은 몰랐다. 선수들의 애정이라고 생각해 기분 나쁘지 않다. 잘하면 올해도 밟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 속에 우리은행의 3년 연속 통합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승리할 때마다 세리머니를 하면 어떠냐는 제안에 위 감독은 “몸이 남아나지 않을 거다. 죽을 것 같아 사양하겠다”며 웃었다. 많은 승리를 챙기겠다는 다짐이다.

대표팀에서 위 감독을 밟았던 김정은(27·하나외환)은 “헹가래 후 본능적으로 밟게 됐다. 훈련량이 제일 많아서 가장 열심히 밟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같은 팀이라 위 감독을 세 번째 밟은 박혜진(24·우리은행)은 “그때 아니면 기회가 없기 때문에 인정사정없이 밟았다”고 털어놨다. 이미선(35·삼성)도 “금메달을 딴 감격에 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살짝 터치밖에 못했다. 더 세게 밟을 걸 후회된다”며 웃었다.

이날 6개 구단의 감독과 선수들은 여자농구가 20년 만에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딴 만큼 그 기운이 이어져서 팬들이 여자농구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프로농구는 다음 달 1일 청주에서 열리는 국민은행과 KDB생명의 경기로 막을 올린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여자프로농구#우리은행#위성우#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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