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접은 축구열정… 경기영상 분석가로 부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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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유럽지도자 과정 밟는 문홍씨 “메시같은 스타 충분히 양성 가능”

“한국에서도 충분히 리오넬 메시 같은 선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STV(Share The Vision·꿈을 함께) 축구아카데미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경기 분석 부탁합니다’ ‘일대일 돌파 기술 훈련 좀 올려주세요’ 등의 글이 올라온다. 잉글랜드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는 문홍 씨(23·사진)가 올린 동영상을 보고 다양한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STV는 하루 최대 40만 명이 봤고 지난해 4월 개설한 뒤 지금까지 ‘좋아요’만 2만5000여 건이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1500여 경기를 분석해 약 200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문 씨는 부상으로 접은 축구에의 열정을 영상분석가 및 지도자로 다시 키우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3년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브리스틀 필턴칼리지 시절 영국 칼리지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고 프로 2, 3부 리그에 진출해 훈련하기도 했지만 고등학교 때 다친 허리 탓에 포기해야 했다.

문 씨는 지난해 UEFA C급 지도자 과정을 다니면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바르사) 등 세계적인 팀들의 영상을 분석해 한국어와 영어 설명을 덧붙여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 문 씨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분석하다 보니 그들이 왜 세계적인 선수인지 알게 됐다.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기술이 좋고 리듬을 탄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바르사의 공격수 메시는 현란한 기술을 갖춘 상태에서 리듬을 잘 타 상대 수비수의 흐름을 끊는다고. 그리고 메시는 체력도 좋아 수비를 제치고 돌파한 뒤 슈팅까지 제대로 날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문 씨는 “먼저 기술을 습득하게 해 상대를 흔드는 법을 익히고 체력을 키우게 하면 우리도 메시 같은 선수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기술이 있어야 조직력도 나오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은 기술이 없어 너무 정직한 플레이를 하다 보니 상대에게 읽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문 씨는 상대를 흔들 수 있는 기술을 포지션별로 수백 개 만들어 프로그램화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문홍#경기영상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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