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세리나 윌리엄스(33·미국)는 지난달 윔블던 대회에서 아주 딴사람 같았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16강전에서 탈락했다. 특히 언니 비너스(34)와 함께 출전한 여자 복식 2회전에서는 더블폴트를 4번 연속 기록한 끝에 기권했다. 호사가들은 그가 임신을 한 것 아니냐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세리나가 지난달 14일 시작한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스웨덴 오픈에 불참하자 의혹은 더욱 커졌다.
의혹을 불식하는 데는 역시 실력이 최고였다. 세리나는 3일(이하 현지 시간) 뱅크 오브 더 웨스트 클래식에서 정상에 서며 건재를 과시했다. 세리나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주 스탠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랭킹 8위 앙겔리크 케르버(26·독일)를 2-0(7-6, 6-3)으로 물리쳤다. 5월 로마 오픈 이후 처음 정상에 오른 세리나는 올 시즌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260주 연속 랭킹 1위를 확정한 세리나는 “경기 초반 케르버의 컨디션이 아주 좋아 보였다. (1세트에서) 눈 깜짝할 새 1-5로 밀렸다. 그 순간 집중력이 살아나 승리할 수 있었다”며 “바이러스성 질환 때문에 아직도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세리나는 25일 개막하는 US오픈 출전에 앞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WTA투어 로저스컵에 출전해 한 차례 더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만약 세리나가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하면 크리스 에버트(60) 이후 처음으로 대회 3연패를 차지하는 선수가 된다. 세리나는 앞서 열린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는 세 번 모두 초반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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