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감독 러시아까지 간다, 단 중간성적 봐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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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신임 기술위원장 회견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신임 기술위원장이 28일 취임기자회견에서 새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신임 기술위원장이 28일 취임기자회견에서 새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9월 A매치 전 감독 선임, 2015년 1월 아시안컵 결과로는 경질 안 함,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4년 임기 보장.’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신임 기술위원장(54·세종대 교수)은 2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공석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구상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9월 A매치 때 신임 감독이 관중석에서라도 지켜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구 대표팀은 9월 5일 베네수엘라, 9월 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인데, 사실상 그때까지는 감독 선임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정이 빠듯하더라도 경기 당일까지는 신임 감독을 영입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A매치에 쫓겨 감독을 선임하는 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기가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감독 자질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이상적인 대표팀 감독은 경기력 향상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의 긍정적인 변화까지 이끌 비전을 가진 분”이라며 “월드컵과 클럽에서 성과를 낸 경험과 리더십, 인성적인 면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내국인 감독에 대해서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대표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점, 외국인 감독에 대해서는 한국 선수들의 장점을 세계무대에서 표출시키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 임기는 경기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켜지기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따라서 계약 기간 중간에 성적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을 넣겠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구상이다. 기본적으로는 신임 감독에게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팀을 맡길 계획이지만 월드컵 최종예선 통과 여부에 따라 중간에 교체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위원장은 내년 1월 아시안컵 성적에 따라 감독을 경질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아시안컵 결과만으로 모든 책임을 묻기엔 준비할 시간이 짧다”고 말했다. 결국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때까지는 신임 감독이 팀을 이끌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이전보다 수비지향적인 경기 운영을 하면서 공격수들의 개인기와 결정력이 조화를 이룬 팀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아리언 로번, 로빈 판페르시(이상 네덜란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으로 나타난 흐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스피드는 좋으나 개인기에서 더 세밀해지고 결정력이 뒷받침돼야 세계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준비가 제대로 됐을 때 성적이 좋았다. 상대보다 많이 뛰고 수비에 가담하면서 빠르게 공격전환을 하는 것이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추구해야 할 전술이라고 생각한다”고 한국 축구를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조영증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김학범 전 강원 감독 등 새 기술위원회 위원 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새로 선임된 기술위원들과 30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모임을 갖고 이틀에 걸쳐 대표팀 감독 후보로 내국인 15명, 외국인 15명 정도를 추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선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이용수#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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