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황보관 사표 수리하면 월드컵 결산 차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14일 06시 40분


황보관 기술 위원장. 스포츠동아DB
황보관 기술 위원장. 스포츠동아DB
축구협, 실패 원인분석 등 후속작업 우려
대표팀감독 등 기술위 구성 후 사퇴 암시

홍명보(45) 대표팀 감독과 허정무(59)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10일 2014브라질월드컵 참패의 책임을 지고 뒤늦게 동반 사퇴했다. 황보관(49·사진) 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사퇴 의사를 내비쳤지만, 축구협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표를 수리할 수 없는 축구협회 나름의 고민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고위관계자는 13일 “황보 위원장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맞다. 그러나 황보 위원장마저 지금 이 시점에서 그만둔다면, 월드컵 실패의 원인 분석 등 후속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황보 위원장의 거취는 월드컵 결산을 마친 뒤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감독 선임 등은 기술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된 뒤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황보 위원장 역시 이번 대회 결과 분석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사퇴하는 경로를 밟을 것임을 내비쳤다.

기술위원회는 축구대표팀뿐 아니라 한국축구 전반의 발전과 관련된 구체적 정책과 의사를 결정하는 기구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축구협회 조직개편 이후 기술위원회는 유명무실해졌다. ‘유령위원회’, ‘식물위원회’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황보 위원장은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지원팀장을 맡는 등 기술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수 없는 처지였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10일 대국민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기술위원회의 역할과 임무를 새롭게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월드컵 분석의 실패를 냉철하게 분석해야하는 것 역시 기술위원회의 몫이라는 것이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혁신 대상’이 내놓을 결과 분석이 얼마나 객관성과 타당성을 지닐지 의문이지만, 황보 위원장의 사퇴를 즉각 수용할 수 없는 축구협회의 현실은 또 다른 행정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징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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