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슬럼프 탈출 키워드는 ‘느린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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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6월 28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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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송일수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송일수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이 4일간의 휴식을 마치고 27일부터 다시 시즌에 돌입했다. 투타밸런스가 어긋나며 5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상황에서 꿀맛 같은 휴지기였다. 흐트러졌던 팀을 재정비할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휴지기에 돌입하기 전 “팀플레이를 점검하겠다.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선발 로테이션을 수정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송 감독이 슬럼프 탈출을 위해 선택한 키워드는 ‘느린 볼’이었다. 송 감독은 27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느린 볼을 치는 훈련을 했다”며 “타격은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체를 잡아두고 쳐야 되는데 슬럼프가 오면 대개 상체로만 스윙을 한다.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느린 볼을 치면서 하체를 사용한 타격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느린 볼 타격훈련을 소화한 민병헌은 “아무래도 빠른 공보다는 뒤쪽에다 중심을 두고 타격을 하게 된다”며 “칠 때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흔도 “훈련을 많이 했다. 느린 볼을 치면 하체를 잡아두고 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효과를 기대했다.

‘느린 볼’은 타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송 감독은 7월부터 선발로테이션에 복귀하는 노경은에 대해 설명하다가 “공을 놓는 타점이 높아 커브를 던지면서 릴리스포인트를 찾게 했다”고 말했다. 투수의 제구력을 잡는 데도 ‘느린 볼’을 사용한 것이다. 송 감독은 “커브를 던져보면 투수의 투구 템포를 확연히 알 수 있다”며 “템포가 너무 빠르면 공을 뒤쪽에서 놓기 때문에 뜨고, 느리면 원바운드성이 된다. 커브와 같이 느린 공을 던지면서 릴리스포인트를 찾으면 제구력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넥센 이강철 수석코치도 “커브와 같은 느린 공은 팔을 앞으로 끌고 나와야 던질 수 있기 때문에 릴리스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며 “어느 타점에서 던지는 게 좋은지 알아볼 수 있는 공이다”고 동의했다.

과연 투타에 걸쳐 활용된 ‘느린 공’이 팀을 살리는 키워드가 될까. 일단 휴식 후 첫 경기인 이날 넥센전에서 ‘느린 볼’의 효과가 나타났다. 타선이 13안타를 터뜨리며 8-2로 크게 이겨 5연패를 탈출했다. 공교롭게도 ‘느린 볼’이 트레이드마크인 선발투수 유희관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최근 3연패를 끊어내고 시즌 7승째(4패)를 수확한 점이 반가웠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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