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기적이 부활시킨 박주호 카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30일 06시 40분


봉와직염을 극복하고 치열하게 재활에 매달린 덕분이다. 박주호(마인츠)가 부상 회복이 더딘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를 대신해 2014브라질월드컵에 나서는 ‘홍명보호’에 극적으로 승선했다. 본인의 강한 의지와 만약을 대비해 예비 엔트리 자원이었던 박주호를 철저하게 관리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준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스포츠동아DB
봉와직염을 극복하고 치열하게 재활에 매달린 덕분이다. 박주호(마인츠)가 부상 회복이 더딘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를 대신해 2014브라질월드컵에 나서는 ‘홍명보호’에 극적으로 승선했다. 본인의 강한 의지와 만약을 대비해 예비 엔트리 자원이었던 박주호를 철저하게 관리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준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스포츠동아DB
■ 홍명보호 재발탁 비하인드 스토리

대표팀의 아킬레스건 왼쪽 수비수
‘멀티맨’ 박주호…버리지 못한 카드
예비엔트리 포함 재활 프로그램 가동
뜻밖의 회복…김진수 대신 브라질행


박주호(27·마인츠)가 2014브라질월드컵에 나설 ‘홍명보호’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9일 오른 발목 인대 부상을 입은 김진수(22·알비렉스 니가타)를 월드컵 최종엔트리(23명)에서 제외하고, 그 대신 오른쪽 새끼발가락 봉와직염(피부의 균이 상처에 침투해 생기는 질병)에서 회복된 박주호를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대표팀 송준섭 주치의도 이날 브리핑에서 “박주호는 축구화를 신고 공을 다룰 수 있을 만큼 회복됐다”며 “5월 6일 일본 J리그 경기 중 오른 발목 인대 세 곳을 다친 김진수는 어제(28일)까지 치료했지만, 나은 두 개 인대와 달리 슛을 할 때 발목을 잡아주는 전하경비인대가 아물지 않았다.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8일 최종엔트리를 발표하면서 박주호의 탈락 이유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부상 부위가 10% 가량 아물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예비엔트리(30인)에 오른 박주호는 예상보다 치유 속도가 빨랐던 반면 김진수는 회복이 더뎌 명암이 엇갈렸다.

한편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튀니지와 평가전 도중 들것에 실려나갔던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는 병원 정밀진단 결과, 왼 발목과 발등 사이 좌상(피하조직의 멍)을 입었지만 1주일이면 회복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얻었다. 대표팀은 3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한다.

● 끝까지 버리지 못했던 카드

왼쪽 풀백은 홍명보 감독이 가장 고민했던 포지션이다. 유력한 후보였던 김진수와 박주호가 부상에 시달렸고, 오히려 시즌 내내 경기력 저하에 시달린 윤석영(QPR)이 올해 3월부터 살아났다. 홍 감독도 “결정이 어려웠다. 코칭스태프가 계속 토의했는데 결론이 도출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서 더 상태가 좋아 보였던 김진수를 택했다. 박주호는 재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박주호 카드’를 완전히 버릴 수 없었다. 박주호는 거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출격하며 기량을 인정받은 데다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박주호를 계속 지켜보기로 결정했고, 그를 포함시킨 예비엔트리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했다.

● 1% 희망에 모든 걸 걸다!

박주호는 실의에 빠지지 않았다. 최종엔트리 발표 1주일 후 수술 부위의 실밥을 풀었다. 이후 대표팀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가 추천한 경기도 남양주의 한 스포츠재활센터에서 회복에 집중했다. 이케다 코치가 직접 제작한 회복프로그램을 통해 땀을 흘렸다. 바이크와 밸런스 훈련, 코어 트레이닝(상체강화)을 하며 꾸준히 체력과 근력을 키웠다. 최근 일주일 동안은 잔디를 밟으며 간단한 볼 터치(킥·패스 등)를 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물론 재활 경과는 빠짐없이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전달됐고, “월드컵까지 회복이 가능하다”는 최종 보고가 27일 이뤄졌다.

그로부터 이틀 뒤 김진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홍 감독과 동료들에게 “잘 싸우고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를 나갔고, 박주호는 NFC로 입소해 월드컵 장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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