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멤버들 주축 ‘익숙한 선택’… 예상 밖 난관 대응 어려울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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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 대표 23명 확정]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
브라질 장도에 오를 최종 엔트리가 발표됐다. 전반적으로 당초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이번 엔트리 확정에 있어 두드러진 키워드는 결국 ‘익숙함’이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 선수 12명이 선택을 받았고 부상으로 낙마했던 홍정호, 한국영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14명의 선수들이 이른바 ‘런던 멤버’다. 이는 또한 홍명보 감독이 지휘했던 2009 이집트 20세 이하 월드컵,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멤버의 골격이 이어진 구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선택은 기본적으로 충분히 이해될 수가 있다. 월드컵 본선을 채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 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기에 여러 가지 새로운 실험에 나설 만한 현실적, 시간적 여유가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인 까닭이다. 따라서 홍명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뇌리에는 애초부터 익숙한 선수들, 익숙한 방식의 전술 운용이 자리하고 있었을 공산이 크다. 지금으로서는 선수들 간 호흡과 조직력의 측면에서도 이러한 ‘익숙함’이 최선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선택에 뒤따르는 위험성과 불안 요소 또한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익숙한 선수와 익숙한 전술이라 하더라도 그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과 경기력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잘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없는 까닭이다. 이번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소속 클럽에서 출전 기회 자체가 부족했거나 혹은 근래의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둘째로는 ‘익숙한 한 가지’에만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핵심 선수의 부상이나 부진과 같은 불의의 난관을 헤쳐 나오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이뿐만 아니라 상대의 다양한 스타일 및 경기 중 전술 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력 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 축구에서 전술적 대응과 맞대응의 중요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찌됐건 선수단은 구성됐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남은 1개월의 시간이다. 선수단 전체의 컨디션을 개막전에 맞춰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약속된 세부 전술 및 수비 조직력 향상에 매진해야 할 때다. 상대에 대한 분석도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 기간을 잘 보내는 팀이 궁극적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
#브라질월드컵#최종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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