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e old story!”…류현진, 시즌 바뀌었지만 여전히 강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3일 17시 28분


코멘트
(사진=류현진/GettyImages/멀티비츠)
(사진=류현진/GettyImages/멀티비츠)

"Same old story!"

LA 다저스 전속 라디오 KLAC AM 570의 릭 먼데이 해설자는 류현진의 피칭을 이 한마디로 압축했다. 시즌이 바뀌었지만 LA 다저스 좌완 류현진은 지난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마크한 것과 똑같았다는 의미다.

류현진은 23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벌어진 지구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14년 개막시리즈 2차전에서 5이닝 2안타 1볼넷 5삼진 무실점의 빼어난 피칭으로 2014년 첫승을 신고했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투구수 87개(스트라이크 55)에 스코어가 6-0으로 크게 벌어진 뒤 6회 구원 크리스 위드로와 교체했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등판한 첫경기에서 3-1로 승리한데 이어 두번째 경기도 불펜이 난조를 보였지만 13안타를 몰아쳐 7-5로 이겨 2연승으로 기분좋게 LA로 돌아왔다.

캐스터 찰리 스타이너는 경기 도중 "류현진은 타자를 위협하는 투수(intimidate pitcher)는 아니지만 완급조절로 타격의 밸런스를 흐뜨려 놓는 뛰어난 투수다."고 하자 먼데이 해설자는 "93마일(149km)에서 68마일(109km)의 구속변화를 주는 투수는 흔치 않다. 구속 완급조절의 대가다"고평했다. 류현진의 다이아몬드백스전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91마일)였고, 느린 커브는 110km(69마일)로 측정됐다.

선공격을 시작한 다저스는 1회 초 1사 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야시엘 푸이그를 시범경기부터 활황세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안드레이티어가 좌중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류현진은 1회 말 2사 후 다이아몬드백스의 간판 1루수 폴 골드슈미트에게 첫 우전안타를 허용했으나 클린업히터 마틴 프라도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2회에도 2사 후 7번 타자 제라도 파라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낚았다. 류현진은 2안타를 내주고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3-0으로 앞선 4회에서의 위기탈출은 류현진 첫승의 하이라이트였다. 선두타자 골드슈미트를 2루수 디 고든의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1회 삼진을 낚은 프라도를 다시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처리해 발등의 불을 껐다. 그러나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가 5번타자 포수 미겔 몬테로의 병살타성 타구를 2루수에 토스하지 않고 직접 베이스를 밟고 처리하려다 야수선택이 되면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류현진은 실점 위기에서 지난 시즌 LA 에인절스에서 홈런 34 타점 100개를 작성한 강타자 마크 트럼보를 우익수 플라이, 파라를 다시 쳐다보는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트럼보는 9회 마무리 켄리 잰센으로부터 2점 홈런을 터뜨리는 파괴력을 과시했다. 좋은 제구력을 과시했던 류현진은 5회 말 구원투수로 교체된 조시 콜멘터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게 옥에 티였다.

올 시즌 강력한 월드시리즈 후보로 꼽히는 다저스는 5회 2점, 6,7회 각각 1점씩을 추가하며 완승 분위기로 몰고 갔으나 구원진들이 경기 후반 5실점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다저스 타자들은 그동안 '다저스 킬러'로 군림했던 다이아몬드백스 선발 트레버 캐힐을 두들겨 1승 이상의 값진 승리를 챙겼다. 캐힐은 지난해 8승 가운데 다저스 상대 2승 평균자책점 1.40이었고, 통산 성적도 6승무패 2.01로 천적이었으나 이날 5회를 버티지 못하고 5실점하며 첫 패배를 맛봤다.

류현진은 공격에서도 지난해 솜씨를 재현했다. 먼데이 해설자는 3회 타석에 들어설 때 "류현진은 타격이 좋은 투수다"고 소개했는데 캐힐로부터 변화구를 받아쳐 2014년 첫 안타를 뽑은 뒤 푸이그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4회에는 보내기번트도 성공시켜 투타에서 지난 시즌의 활약이 반짝세가 아님을 보여줬다. 공격에서는 2타수 1안타 1삼진 1득점으로 활약했다. 전날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6.2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는 38,079명이 운집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