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경완 ‘26번’ 영구 결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1일 07시 00분


SK 박경완 2군 감독이 팀 역사상 최초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됐다. 통산기록, 팀 기여도, 상징성과 팬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지난해 10월 현역에서 은퇴한 박 감독은 ‘코치 과정 없이 곧바로 사령탑 임명’ 등 파격적 조건으로 2군 지휘봉을 잡았다. 스포츠동아DB
SK 박경완 2군 감독이 팀 역사상 최초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됐다. 통산기록, 팀 기여도, 상징성과 팬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지난해 10월 현역에서 은퇴한 박 감독은 ‘코치 과정 없이 곧바로 사령탑 임명’ 등 파격적 조건으로 2군 지휘봉을 잡았다. 스포츠동아DB
SK 창단 첫 번째…한국 프로야구 12번째
통산 314 홈런…4연타석포는 역대 유일
SK서 11시즌 동안 KS 우승 3차례 이끌어
내달 5일 홈경기 때 ‘은퇴 및 영구결번식’


SK는 10일 “박경완(42) 퓨처스팀(2군) 감독의 선수 시절 등번호인 26번을 영구 결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 감독은 2000년 SK 창단 이후 첫 번째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영구결번은 12번째다. 이 중 26번의 영구결번은 최초다. 메이저리그의 26번 영구결번 사례로는 빌리 윌리엄스(시카고 컵스) 등이 있다. SK는 4월 5일 한화와의 홈경기 때 ‘박경완 은퇴 및 영구결번식’을 할 예정이다.

● 영구결번의 조건

영구결번 선수가 되려면 통산성적, 팀 기여도, 팬 정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해당 선수의 ‘상징성’ 또한 중요하다. 박경완은 공수를 겸비한 역대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이미 지난해 10월 은퇴시점부터 영구결번의 영광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당시 SK는 “박경완의 영구결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뒤 2014시즌 초 은퇴식을 앞두고 영구결번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통산기록

박경완은 통산기록부터 압도적이다. 개인통산 314홈런(역대 5위), 홈런왕 2회(2000·2004년), 전무후무한 4연타석 홈런(2000년 5월 19일 대전 한화전), 포수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2001년), 포수 최초 단일시즌 40홈런(2000년), 골든글러브 4회(1996·1998·2000·2007년) 등 눈부신 업적을 남겼다. 수비에서도 블로킹, 송구는 물론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투수 리드로 명성을 떨쳤다. SK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박경완의 현대시절 투수코치였던 김시진 롯데 감독 등은 “박경완이 팀의 마운드 전력에 큰 부분을 담당했다”고 말한다.

● 팀 기여도

프로에서 23시즌(역대 최장)을 뛴 박경완은 쌍방울(1991∼1997년)과 현대(1998∼2002년)에서 12시즌을 보냈다. 현대 시절인 1998년과 200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SK(2003∼2013년)로 이적한 뒤에도 우승제조기의 명성을 이어갔다.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 11시즌 동안 3차례(2007·2008·2010년)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SK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박경완은 쌍방울에선 80번과 28번을 달았고, 현대와 SK에선 26번 유니폼을 입었다.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그의 등번호는 모두 26번이었다. 일본프로야구의 명장 노무라 가쓰야 감독은 우승팀의 10가지 조건 중 하나로 확실한 포수의 존재를 언급했는데, 한국에선 박경완이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 상징성과 팬 정서

SK 역사에서 박경완은 상징적 존재이며, 팬들의 지지 또한 절대적이다. ‘연봉 1억원’, ‘코치 과정 없이 곧바로 감독 임명’ 등 은퇴 이후의 파격적 계약조건 역시 선수 시절 쌓아온 ‘레전드’의 명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박경완은 “영구결번은 선수에게 있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구단과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 그리고 동료 및 선후배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과분한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