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전북 최강”에 최강희 감독 “기분은 좋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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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봉길(인천) 박경훈(제주) 서정원(수원) 최강희(전북) 황선홍(포항) 이차만(경남) 박종환(성남) 조민국(울산) 하석주(전남) 최용수(서울) 박항서(상주) 윤성효 감독(부산).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봉길(인천) 박경훈(제주) 서정원(수원) 최강희(전북) 황선홍(포항) 이차만(경남) 박종환(성남) 조민국(울산) 하석주(전남) 최용수(서울) 박항서(상주) 윤성효 감독(부산). 박화용 스포츠동아 기자 inphoto@donga.com
프로축구가 겨울잠을 끝내고 9개월의 장기 레이스를 시작한다. 2014시즌 K리그 클래식은 8일 지난 시즌 우승, 준우승 팀인 포항과 울산이 맞붙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월 30일까지 팀당 38경기, 전체 228경기를 치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 전북에 몰표

우승 후보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감독이 전북을 꼽았다. “우리 팀은 제발 우승 후보에서 좀 빼 달라”며 울산을 우승 후보로 거론한 최강희 전북 감독과, 이 말을 듣고서 “(최강희 감독이) 빼달라고 하니 빼드리겠다. 전북과 우리 팀을 뺀 10개 팀 모두 우승 후보다”라고 말한 박항서 상주 감독을 제외한 10명의 감독 중 8명이 전북을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감독들이 전북을 우승 후보로 거론한 이유는 비슷했다. 공격력이 가장 좋은 데다 선수층이 두꺼워 안정적인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박종환 성남 감독은 “며칠 전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TV로 봤는데 흠 잡을 데가 없더라”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우승 후보로 인정받는 건 좋은 일이지만 12개 팀의 전력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몸을 낮췄다. 연맹이 지난달 26, 27일 실시한 우승 후보 예상 인터넷 팬 투표에서는 전북과 수원이 나란히 22.7%의 표를 얻어 공동 1위였다.

● 노장의 귀환

이날 행사에서는 현역 감독으로 복귀한 두 노장(老將)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76세로 최고령 사령탑인 박종환 감독은 대구 지휘봉을 내려놓은 2006년으로부터 7년 만인 지난해 12월 성남 감독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역시 지난해 12월 경남 지휘봉을 잡은 이차만 감독은 1999년 대우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14년 만에 복귀했다. 64세인 이차만 감독은 “노병은 살아 있다는 걸 꼭 보여주겠다. 육십 평생을 축구 하나로 살아왔다. 후배들과 멋진 승부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종환 감독은 “1965년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해 2006년까지 41년 동안 감독을 했었고 또다시 돌아왔다. 잘한 선택인지 아닌지는 지금도 헷갈릴 만큼 부담스럽지만 일단 맡은 이상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두 노장이 이끄는 성남과 경남을 시즌 첫 경기부터 맞붙게 했다. 두 팀은 9일 창원에서 맞대결한다.

● 월드컵 열기 K리그로?

6월 13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의 열기가 K리그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많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월드컵 이후에 K리그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그런 효과가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성효 부산 감독도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이후 (K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그 열기가 K리그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안방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에서 4위의 성적을 냈던 2002년에는 전년에 비해 35만 명이 늘어난 265만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 월드컵이 열린 2006년(245만 명)과 16강에 올랐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해 2010년(273만 명)에는 전년도에 비해 관중이 각각 42만 명, 8만 명이 감소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촌철살인’ 미디어데이 말말말 ▼


모두가 “우승”을 외쳤던 예년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2014년 K리그 클래식을 준비하는 감독과 선수들은 팀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 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말들을 정리했다.

▽첫 경기가 독이 된 것 같다=최강희 전북 감독.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3-0으로 꺾은 뒤 모든 전문가가 전북을 우승 후보 1강으로 전망하는 것에 대해. 최 감독은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보니 최용수 서울 감독이 퍼뜨렸다. 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한마디.

▽개막전은 이긴 것으로 하겠습니다=최강희 전북 감독. ‘지난해 강호 킬러로 활약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윤성효 부산 감독이 “올핸 비슷한 팀을 이기고 보내줄 팀은 보내주겠다”고 하자. 전북과 부산은 8일 처음 격돌한다.

▽보기만 해도 무서운 분이셨는데…. 그래도 축구로 승부를 보고 싶다=최용수 서울 감독. 박종환 성남 감독이 “감독들이 너무 어리다”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선수 땐 한쪽 눈 감고도 이겼는데…=하석주 전남 감독. 선수 시절에는 현재 강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보다 경쟁력이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우승 못한 책임을 나보고 지라고 했다=조민국 울산 감독. 지난해 아쉽게 2위에 머문 뒤 떠난 김호곤 감독이 올해 우승하라고 했다며.

▽야동은 혼자 몰래 보는 것이라 잘 모른다=전북 이승기. 팬미팅 때 ‘야동승기’란 별명으로 불렸는데 혹 전북에서 누가 야동을 가장 많이 보느냐란 한 팬의 질문에.

▽제가 스피드에서는 좀 낫지 않을까요=포항 고무열. ‘제2의 황새’로 불리는데 황선홍 감독보다 더 잘하는 게 뭐냐는 팬의 질문에 “비교 대상이 아니다. 향후 비교 대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도 굳이 하나를 꼽으며.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프로축구#2014시즌 K리그 클래식#미디어데이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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