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다운 족집게 훈수 “집중력 잃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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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수술 문병 홍명보 감독과 환담… 스위스-러시아전 미흡한 점 지적

역시 거스 히딩크 감독(68·사진)의 눈은 예리했다. 6월 개막하는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할 한국 축구대표팀의 약점으로 ‘집중력 부족’을 꼽았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45)의 병문안에 칠순을 눈앞에 둔 백전노장이 던진 조언이었다.

홍 감독은 9일 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45)에게 무릎 관절염 수술을 받고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 입원한 히딩크 감독을 찾아 한 시간 넘게 환담을 나눴다. 홍 감독은 “최근 벌인 스위스와 러시아 평가전 경기를 함께 보면서 히딩크 감독님이 보완해야 할 것과 미흡한 점들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님 입장도 있고 정보가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화에 대해선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히딩크 감독님이 우리 대표팀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집중력 때문에 상대에게 기회를 허용하는 약점을 보완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홍 감독이 지난해 7월 사령탑에 오른 뒤 3승 3무 4패를 했고 러시아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했다. 홍 감독은 “히딩크 감독님이 한국팀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몇 가지 논의를 했고 거기에 대해 조언을 해줬는데 제 생각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과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각각 한국의 주장과 감독으로 ‘4강 신화’를 썼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따낸 뒤 지난해 초 러시아 프로축구팀 안지에서 코치를 하며 6개월간 히딩크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히딩크 감독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 때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 때 러시아를 지도했다.

홍 감독은 “아프신데도 만남을 허락해주신 히딩크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우리 대표팀 구성원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해 방향성만 잡아줬지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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