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이명현, 그랑프리 3연패? 마음 비우고 도전!

  • Array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7시 00분


“또 한번의 대관식 기대하라.” 부상에서 회복한 ‘황제’ 이명현이 27일부터 열리는 경륜 그랑프리에서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또 한번의 대관식 기대하라.” 부상에서 회복한 ‘황제’ 이명현이 27일부터 열리는 경륜 그랑프리에서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황제의 귀환 노리는 이명현

아내의 내조 덕에 속병은 거의 회복
무리한 훈련 대신 컨디션 조절 주력
그랑프리 라이벌은 빅3보다 젊은 피
앞으로 15년은 더 특선급 활약 목표


이명현(29·16기·슈퍼특선)의 별명은 ‘황제’다. 데뷔 3년차이던 2011년 그랑프리를 포함해 무려 7개의 대상 경주를 석권하면서 자연스럽게 붙었다. 당시 누구도 ‘황제’의 장기집권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2년이 흐른 지금 이명현은 권좌에서 내려와 있다. 11위에 머문 시즌 종합득점 순위가 말해준다. ‘황제’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다. 2012년 6월 기흉 진단을 받고 2개월간 치료 후 복귀해 부상후유증에도 연말 그랑프리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그였다. 무엇이 ‘황제’를 끌어내린 걸까.

- 명성에 비하면 올 시즌 성적이 부진하다.

“부상 영향이 컸다. 상반기 위염과 식도염에 시달렸는데 음식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였다. 기흉 후유증으로 가슴 통증도 심했다. 성적이 떨어지면서 스트레스도 심했다.”

- 그래도 11월 대상경주서 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

“식이요법으로 속병은 다 나았다. 가슴통증은 약간 남았지만 거의 정상컨디션이다. 현실을 인정하자고 마음먹으면서 심리적 안정도 찾았다. 점차 페달링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 다음주 그랑프리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경륜 선수에게 그랑프리는 일년 농사를 추수하는 날이다. 욕심을 부리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3연패에 대한 꿈을 내려놓았다. 무리한 훈련보다 컨디션 조절에 주력하고 있다.”

- 그랑프리 최대 라이벌을 누구인가.

“수도권팀 선수들이다. 인치환, 김동관, 유태복 등 ‘빅3’도 모두 무섭지만, 정작 가장 신경이 쓰이는 선수는 수도권팀의 젊은 피다. 경주 흐름을 흩뜨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 2009년 훈련원 2위로 경륜에 데뷔해 4년이 흘렀다. 경륜선수로서의 삶은 어떤가.

“경륜선수로 밑바닥에서부터 정상까지 다 겪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직업으로서 경륜은 화려하지 않다. 부상의 두려움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고교시절 강제로 훈련을 할 때 자율훈련을 하는 경륜 선수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막상 경륜선수가 되니 육체적 고통은 정신적 고통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주위 분들은 2012년 그랑프리 우승 후 흘린 눈물을 많이 얘기하신다. 부상 공백 후 복귀해서 어렵게 거둔 결과라 무척 기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2011년 그랑프리 첫 우승이 더 감격적이다. 당시 언론과 팬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나를 우승후보로 꼽아 부담이 컸는데 다행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 아내도 사이클 선수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운동을 해서 최고의 내조를 한다. 4월에 딸을 낳았는데 산후조리 보다 남편 슬럼프 탈출에 더 신경을 썼다. 아내가 만든 보쌈은 피로를 날리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 앞으로 목표는.

“기복 없이 10∼15년 정도 특선급 강자로 활약하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