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선데이 명예 결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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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울산-2위 포항 승점 2점차… K리그 승자 1일 최종 결정
김호곤, 첫 리그 우승 단단히 별러
황선홍, 정상 등극땐 명장 대열에

백전노장과 신예 장수의 ‘혈투’다.

1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경기는 ‘신구(新舊)’ 사령탑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끈다. 승점 73으로 1위인 울산과 71로 2위인 포항은 이날 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상황. 이 벼랑 끝 대결을 K리그 최고령 김호곤 울산 감독(62)과 무섭게 떠오르는 ‘젊은 피’ 황선홍 포항 감독(45)이 지휘한다. 울산은 비겨도 되지만 공격의 핵 김신욱(19골)과 하피냐(10골)가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한다. 포항은 꼭 이겨야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우승팀뿐만 아니라 2013년 K리그 최고의 감독이 탄생한다.

김 감독은 연세대와 부산 아이파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등을 이끌며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 K리그 클래식 우승으로 30년 지도자 인생의 ‘화룡점정’을 찍고 싶어 한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고 2011년 리그 컵에서도 정상에 올랐지만 아직 K리그 챔피언 타이틀은 차지하지 못했다. 연세대 시절 숱하게 한 우승과 아테네 올림픽 8강 등 다양한 업적에 또 하나의 ‘전리품’을 추가하겠다는 각오다. 2년 전 6강 플레이오프부터 결승까지 올라 전북 현대에 졌던 아픈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황 감독은 올 시즌 녹색그라운드에서 ‘포항 신드롬’을 일으켰다. 외국인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가운데서도 줄곧 상위권을 지켰다. 모기업의 지원이 줄었지만 이명주(23) 등의 신예와 신화용(30), 황진성(29) 등의 노장을 잘 조화시켜 ‘강철 군단’을 만들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내 탓이오’ 용병술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FA(축구협회)컵에선 지난해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2008년 부산 사령탑으로 데뷔해 한때 ‘스타플레이어는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도 나왔지만 이번에 울산을 꺾고 우승하면 당당하게 명장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시즌 뒤 재계약해야 하는 김 감독, 이미 2년 재계약에 성공한 황 감독. 과연 누가 웃을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K리그 클래식#김호곤#황선홍#울산 현대#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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