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4회초 ‘강제 강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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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8일 07시 00분


27일 잠실 KS 3차전에 선발 등판한 두산 유희관(오른쪽)이 4회 2사 후 코치진의 실수로 교체되고 있다. 두산 코치진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 이닝에 2번 마운드에 오른 것으로 간주되는 행동을 해 선발투수를 강판시키는 실수를 저질렀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7일 잠실 KS 3차전에 선발 등판한 두산 유희관(오른쪽)이 4회 2사 후 코치진의 실수로 교체되고 있다. 두산 코치진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 이닝에 2번 마운드에 오른 것으로 간주되는 행동을 해 선발투수를 강판시키는 실수를 저질렀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두산 코치, 한 회에 두번 마운드 방문
야구 규칙상 자동 투수교체에 해당돼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3.2이닝 만에 ‘강제 강판’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상황은 이렇다. 0-0으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4회초, 유희관은 1실점 후 계속된 1사 만루서 삼성 이지영에게 좌익수 플라이를 내줬다. 이때 3루주자 최형우가 홈에서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되자, 두산 포수 최재훈과 유희관이 태그아웃을 주장하며 주심에게 격렬히 항의했다. 그러자 두산 김진욱 감독이 주심에게 다가가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강성우 배터리코치가 나와 흥분한 최재훈을 다독이면서 파울라인을 넘어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중간 지점까지 갔다가 덕아웃으로 철수했다. 그런데 최재훈이 곧바로 마운드에 가서 유희관과 대화를 나눴다.

여기서 심판진은 두산 덕아웃에 투수교체를 지시했다. 야구규칙 8.06(b)에는 ‘감독이나 코치가 한 회에 동일 투수에게 두 번째 가게 되면 그 투수는 자동적으로 경기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돼 있는데, [원주]에는 ‘감독이나 코치가 포수 또는 내야수에게 간 다음 포수나 야수가 그대로 투수에게 가거나 투수가 수비위치에 있는 야수에게 갔을 때는 감독이나 코치가 마운드에 간 것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4회초 삼성 선두타자 박석민이 2루타로 출루했을 때, 정명원 두산 투수코치가 이미 한 차례 마운드에 올라간 바 있었다. 결국 4회 2번째 마운드 방문이 되면서 투수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강 코치가 페어지역으로 들어갔더라도 최재훈이 유희관에게 가지 않았다면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투수 교체는 두산 측의 실수였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가 잠시 중단된 것은 주심의 착각 때문이었다. 나광남 주심이 김 감독의 항의를 받을 때 강 코치가 최재훈과 대화하는 장면을 놓친 것. 그러자 대기심으로 있던 최수원 심판이 백스톱 쪽에서 주심을 불러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주심은 이미 정 코치가 마운드에 한 번 갔다는 사실을 착각한 채 두산 덕아웃에 “한 번 방문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만 전달했다. 그러자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원이 주심을 다시 불러 “두 번째 방문이기 때문에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했다. 마운드 방문 횟수를 심판원이 착각할 경우 공식기록원이 심판에게 정확히 알려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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