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과 친선전을 치르기 위해 입국한 브라질대표팀은 철저히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그들이 묵는 호텔 7층은 일반인은 물론 국내 취재진도 접근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철통경호를 뚫고 브라질대표팀의 세계적인 수비수 단테 본핌(30·바이에른 뮌헨)을 만난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김태륭(30) SBS ESPN 해설위원.
11년 전 우정 덕분이다. 선수 출신인 김 위원은 고려대 1학년 시절이던 2002년, 브라질 주벤투데로 유학을 갔다. 팀 훈련을 함께 하며 20세 이하 선수들이 뛰는 주니어 리그에도 출전했다. 그 때 단테와 한솥밥을 먹었다. 단테는 지금은 중앙수비수지만 당시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김 위원과 자주 호흡을 맞추며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고 한다. 김 위원이 그해 말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둘의 짧은 인연은 끝났다. 단테는 2004년 유럽으로 이적하며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했고,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
K리그에서 뛴 김 위원은 2011년 초 현역에서 은퇴해 방송 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김 위원은 처음에는 단테의 존재를 잘 몰랐다. 작년 말 우연히 바이에른 뮌헨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볼 때도 동명이인인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바로 자신의 친구 단테였다.
김 위원은 단테가 이번에 방한한다는 소식에 지인을 통해 조용히 연락을 취했다. 11년 전 일이라 단테가 자신을 알아볼까 반신반의했지만 곧바로 회신이 왔다. 김 위원은 단테의 초청으로 9일 호텔을 찾아 2시간에 걸쳐 이야기꽃을 피우며 추억에 잠겼다. 김 위원은 “예전에도 단테는 성격이 좋았다. 지금도 대스타답지 않게 반갑게 맞아줘 고마웠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