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 벼르고 별렀던 염기훈, 클래스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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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0일 07시 00분


군 제대 후 복귀한 수원 염기훈(앞쪽)이 서울 몰리나와 치열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군 제대 후 복귀한 수원 염기훈(앞쪽)이 서울 몰리나와 치열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산토스 골 돕고
창의적인 패스로 정대세 쐐기골 기여


수원 삼성 승리의 숨은 공신은 염기훈(30)이었다. 왼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격한 염기훈은 손꼽아 기다린 슈퍼매치에서 또 한 번 승리를 맛봤다. 2010년 울산현대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그는 그 해 7월 리그컵 서울 원정에서 2-4 패한 뒤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최근 7승2무로 서울을 압도하다 올해 8월 원정에서 1-2 무릎을 꿇었지만 당시 염기훈은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날 경기는 더욱 특별했다. 그는 “늘 서울전만을 생각했다. 말년 군 생활을 하며 날짜까지 찾았다”고 말했다. 간절함은 통했다. 성공적인 복귀였다. 공격포인트로 잡히진 않았지만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산토스의 첫 골, 창의적인 패스로 정대세의 쐐기골에 기여했다. 동료들이 지친 후반전에는 서포터스의 응원을 독려하는 모션으로 수차례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 최우수선수(MOM) 선정은 당연지사.

수원은 염기훈의 가세 이후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올 시즌 내내 공격 카드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터였다. 붙박이 오른쪽 날개 서정진 이외에 마땅한 인원이 없어 왼쪽 풀백 홍철을 전진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염기훈은 복귀하자마자 맹위를 떨쳤다. 좌우 측면을 두루 소화하니 다양한 공격 루트가 열렸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균형이 맞아 떨어진다. 수비를 2∼3명 달고 다니면서도 볼을 살려낸다”고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대세도 “(염)기훈이 형이 있어 너무 편하다. 공격수가 슛에만 전념하도록 돕는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원|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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