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김성배, 30S 이상의 값진 수확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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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4일 07시 00분


롯데 김성배는 올 시즌 고독한 마무리 자리를 지키며 30세이브 고지까지 정복했다. 마무리의 중압감과 싸우다보니, “오승환(삼성)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팀의 주축투수로서 그는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롯데 김성배는 올 시즌 고독한 마무리 자리를 지키며 30세이브 고지까지 정복했다. 마무리의 중압감과 싸우다보니, “오승환(삼성)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팀의 주축투수로서 그는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롯데 불펜의 중심서 올해 마무리 변신
중압감 극복해가며 실력·마인드 성장
포크볼·커터 익혀 좌타자 약점도 극복
“이젠 우승반지 끼고 싶다” 자신감 백배


롯데 김성배(32)의 입지는 해마다 강화되고 있다. 2011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했을 때만 해도 벼랑 끝에 선 분위기였지만, 2012시즌 69경기에 등판해 14홀드에 방어율 3.21을 기록하며 롯데 불펜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꿀성배’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이어 올해는 시즌 도중 마무리로 승격돼 30세이브 고지까지 넘어섰다.

김성배는 3일 사직 삼성전에 앞서 “20홀드가 목표였는데, 처음으로 마무리까지 해봤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올해를 아쉬움으로 기억했다. “이제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 때마다 우승반지 한 번 끼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팀이 4강에 오르지 못했으니 만족 못 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2년 사이 김성배는 이제 자기 한 몸이 아니라 팀 성적 전체를 생각하는 위치까지 올라선 것이다.

● 오승환이 대단하더라!

불펜투수의 꽃은 마무리다. 세이브라는 강렬한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셋업맨을 맡다 마무리가 됐으니 좋을 법도 한데, 김성배는 “힘들었다”는 말부터 꺼냈다. “중간에서 던질 때보다 몸은 편하다. 그러나 마음이 무거웠다. 블론세이브가 많았는데 스트레스가 컸다”고 돌아봤다. 3일까지 김성배의 시즌 블론세이브는 8개. 특히 7월말 연속 블론세이브가 나왔을 때 가장 힘겨웠다. 그때 김시진 감독이 면담 자리에서 “마무리를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다. 힘든 시기에 맡겨서 미안하다”며 힘을 실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힘든 상황에서 투입되는 불펜보다 9회 등판해 1이닝만 막으면 되는 마무리가 쉬울 줄 알았다. 그러나 실제 해보니 그 중압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김성배는 “나 때문에 경기를 망쳐도 다음날 또 준비를 해야 한다. 불펜 때와 달리 마무리는 9회에 등판하기에 대타, 대주자 등 상황 변화가 많더라. 특히 1점차가 어렵다. 선발투수가 잘 던져준 경기라면 부담이 더 커진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마무리는 잘 던질 때보다 못 던졌을 때의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그 때문인지 이렇게 말했다. “오승환(삼성)이 대단하더라.”

● 좌타자 공포증은 없다!

김성배에게는 의외로 자리 욕심이 없다. 내년 시즌 보직에 대해서도 “나와 정대현 선배가 불펜을 맡고 마무리는 센 투수가 들어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오히려 팀을 위한 해법을 내놓았다. 다만 왼손타자에 약하다는 이미지에 대해선 단호하게 “아니다”고 답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두산 때부터 좌타자만 나오면 바뀌는 것이 싫어서 포크볼을 연마했다. 이제는 커터까지 던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성배는 올 시즌 마무리의 무서움과 고독함을 깨달았다. 그 경험은 이제 내년 시즌 김성배와 롯데의 자산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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