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서 뽐내라” 한국인 기량, 한국의 기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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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F2 드라이버 문성학
F1 필드 테스트 참가 ‘금호타이어’

한국인 최초의 포뮬러원(F1) 드라이버를 꿈꾸는 문성학(23·성균관대)이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카탈루냐 서킷에서 열린 금호타이어의 F1 타이어 테스트에 앞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 문성학은 금호타이어의 F1 타이어가 장착된 오토 GP 차량을 타고 카탈루냐 서킷을 질주했다. 금호타이어 제공
한국인 최초의 포뮬러원(F1) 드라이버를 꿈꾸는 문성학(23·성균관대)이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카탈루냐 서킷에서 열린 금호타이어의 F1 타이어 테스트에 앞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 문성학은 금호타이어의 F1 타이어가 장착된 오토 GP 차량을 타고 카탈루냐 서킷을 질주했다. 금호타이어 제공
10월 4∼6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서널서킷(KIC)에서는 자동차 경기의 최고봉인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린다. 올해가 4회째다. 그런데 아쉬움은 여전하다. 자동차부터 부품, 그리고 드라이버에 이르기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 뒤면 놀라운 반전이 일어날지 모른다. ‘꿈의 무대’인 F1을 향한 희망의 싹들이 곳곳에서 자라나고 있어서다.

지난달 중순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카탈루냐 서킷(한 바퀴 4.6km)에서 금호타이어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F1 타이어 필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테스트에는 2011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F2(F1 전 단계·현재는 없어졌음)에 진출한 문성학(23·성균관대)도 참가했다. 문성학은 F1 팀의 호출만 있다면 언제든 F1 머신을 몰 수 있는 ‘국제자동차연맹(FIA) 인터내셔널 라이선스 A’를 보유한 유일한 한국인이다.

현재 F1이 한창 진행 중인 데다 피렐리 타이어가 F1 공식업체로 참가하고 있어서 이번 테스트는 ‘오토 GP’ 머신에 금호 F1 타이어를 장착해 실시됐다. 오토 GP는 유럽 6개국, 아프리카 1개국을 돌며 열리는 포뮬러 대회로 F1에 진출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문성학과 금호 F1 타이어의 만남을 가상대화로 엮어봤다.

▽금호 F1 타이어(금타)=F1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 발을 뗀 테스트에 한국인 드라이버를 태우게 돼 영광이야.

▽문성학=정말 애틋한 느낌이야. 14세 때 영국으로 모터스포츠 유학을 떠난 후 자동차부터 타이어까지 항상 남의 나라 것만 써 왔거든. 게다가 F1에 도전하는 한국산 타이어를 쓴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개무량해.

▽금타=이제 시작인데 뭘. 그런데 한번 타 보니 느낌이 어땠어.

▽문=슬릭타이어(홈이 없는 타이어)인데도 접지력이 무척 뛰어났어. 덕분에 코너를 돌 때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지. 함께 테스트를 한 전 F1 선수 나라인 카디키얀(인도)은 “20바퀴를 주행하는 동안 일정한 랩타임이 나와 놀랐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타이어의 견고함이 아직 부족해 코너에서 핸들링할 때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어.

▽금타=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그래도 F1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 지금까지 F1 타이어를 제작한 회사는 브리지스톤, 미쉐린, 피렐리, 굿이어 등 4개밖에 없었어. 몇 년 안에 우리가 5번째가 되고 말 거야.

▽문=난 3년 안에 F1에 진출하는 게 목표야. 그 첫 단계가 10월 치러지는 오토 GP 팀 슈퍼노바의 테스트에 합격하는 거야. 오토 GP는 피트스톱(경기 중 타이어 교체를 위해 차고로 들어오는 것)을 하는 등 F1과 비슷한 점이 많거든. 최대 시속 300km로도 달릴 수 있어.

▽금타=1999년 창원 F3를 열 때 우리 기술이 모자라 일본 타이어를 빌려 왔었어. 그런데 10여 년 만에 오토 GP의 공식 스폰서가 됐고 이제는 F1도 바라보고 있어. 정말 한국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잘하는 나라인 것 같아.

▽문
=나도 어린 나이에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혼자 뛰다보니 외롭기도 했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어. 그런데 내년부터 내가 오토 GP에서 뛸 때 네가 후원을 해 준다니 한결 든든할 것 같아. F1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기 위해선 나를 비롯해 한국인 드라이버나 한국팀이 반드시 나와야 해. 그런 면에서 엄청난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 많은 팬들이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리는 영암을 찾아 F1의 매력을 함께 느꼈으면 해.

바르셀로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F2#문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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