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도루 허용은 투수 책임? 포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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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1일 07시 00분


NC 김종호(왼쪽)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40개 이상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8개 팀이 김종호에게 뺏긴 도루는 과연 투수의 책임일까, 포수의 책임일까? 스포츠동아DB
NC 김종호(왼쪽)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40개 이상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8개 팀이 김종호에게 뺏긴 도루는 과연 투수의 책임일까, 포수의 책임일까? 스포츠동아DB
김응룡 감독 “투수 타이밍 뺏기가 관건”
퀵모션 빠르고 견제 잘하면 뛰기 어려워

2.5초 이내 송구…포수 역할 무시 못해
김종호 “강민호 때문에 머뭇거린 적도”


야구는 흐름이다. 흐름을 바꾸는 것은 투수가 잘 던지고, 타자가 잘 치는 것뿐 아니라 호수비 하나, 주루플레이 하나가 될 수 있다. 그 중에서 중요한 순간 성공한, 혹은 실패한 도루가 승패를 결정짓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최근 포수들의 도루저지율이 전체적으로 낮아졌다. 19일까지 50경기 이상을 소화한 포수 중 도루저지율이 3할 넘는 포수는 4명(롯데 강민호, 넥센 박동원, 두산 양의지, SK 조인성)뿐이다. 3할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도 없다. 9개 구단 도루수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지만 도루저지율이 지난 2년과 비교해 하향평준화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도루허용은 포수보다 투수의 책임이 크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과연 도루저지는 투수의 책임이 클까? 포수의 책임이 클까?

● 투수가 70%% 포수가 30%%

한화 김응룡 감독은 “도루저지는 투수의 책임이 70∼80%%”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도루는 투수의 타이밍을 뺏는 게 관건이다. 포수가 공을 빨리 빼서 정확히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다. 투수가 주자를 어떻게 묶어두느냐에 성패가 나뉜다”고 말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도루저지에 있어 투수 책임은 70%%, 포수 책임은 30%%”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외국인 투수가 한국무대에 오면 퀵모션 훈련을 많이 시킨다. 메이저리그 무대와 달리 콘택트능력이 좋고 발 빠른 주자들이 많기 때문에 주자 봉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SK 조동화도 “도루는 투수와 주자의 싸움이다. 투수의 투구습관을 빨리 파악해 타이밍을 뺏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산 민병헌, 롯데 손아섭 역시 “퀵모션이 빠르고 견제 잘 하는 투수를 상대로 확실히 뛰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SK 박정배는 “도루허용은 투수책임이다. 타이밍을 뺏기지 않기 위해 퀵모션 훈련과 투구습관 노출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 포수들 책임감 가져야

그러나 포수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는 NC 김종호는 “도루를 할 때 안방에 누가 앉아있느냐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종호가 출루했을 때 가장 뛰기 어려운 포수는 롯데 강민호다. 그는 “강민호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라고 생각한다. 강민호이기 때문에 도루를 시도하다가 머뭇거린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실제 강민호는 올 시즌 50경기 이상을 소화한 포수 중 도루저지율이 0.356(19일까지)로 가장 좋다. 손아섭은 도루를 시도하기 가장 까다로운 포수로 2011년과 2012년 도루 저지율 1위 두산 양의지를 꼽으면서 “공이 빼는 게 빠르고 송구가 정확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는 “도루저지는 투수와 포수 책임이 5대5다. 투수가 타이밍을 뺏기면 아무리 포수가 뛰어나도 한 베이스를 주지만, 포수도 투수가 던진 공을 받은 뒤 공을 빼서 송구까지 2.5초 이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주자를 막을 수 없다. 일본 포수들 역시 2.3초 내로 소화하도록 훈련을 한다. 물론 투수도 꾸준히 견제 훈련을 해야 하고, 투구습관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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