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萬手… 한국 남자팀, 16년만에 ‘농구 월드컵’ 나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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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수권대회 3위 결정전서 대만 완파하고 세계대회 티켓
대학생 김민구 양팀 최다 21점 넣어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3위 결정전에서 대만을 75-57로 꺾고 2014년 스페인 농구 월드컵 출전을 확정한 남자 농구 대표팀의 이승준(동부·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민구(경희대·4번)가 어깨를 부딪치는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태술(인삼공사·왼쪽)과 김주성(동부·오른쪽)도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기뻐하고 있다. 마닐라=사진공동취재단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3위 결정전에서 대만을 75-57로 꺾고 2014년 스페인 농구 월드컵 출전을 확정한 남자 농구 대표팀의 이승준(동부·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민구(경희대·4번)가 어깨를 부딪치는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태술(인삼공사·왼쪽)과 김주성(동부·오른쪽)도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기뻐하고 있다. 마닐라=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남자 농구가 16년 만에 농구 월드컵에 나간다. 한국은 1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 결정전에서 대만을 75-57로 완파하고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14 농구 월드컵 출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선수권은 내년 스페인 대회부터 ‘농구 월드컵’으로 이름을 바꾼다. 한국 남자 농구는 1998년 그리스 대회 후 16년 만에 세계무대를 밟게 됐다.

유재학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만수(萬手)’표 수비 농구를 앞세워 침체된 한국 농구의 불씨를 살릴 쾌거를 이뤘다. 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위해 ‘풀타임, 풀코트 프레싱’을 준비했다. 주전과 벤치 멤버의 구분 없이 12명의 엔트리를 수시로 교체 투입하면서 40분 내내 상대를 압박하는 전술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상대로 60점 이상 넣은 팀은 결승에 오른 이란(76점)과 필리핀(86점)뿐이다. 아시아 농구의 맹주로 군림하던 중국도 59득점에 그치며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만수’표 농구에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한국은 지난달 윌리엄존스컵에서 대만에 60-73으로 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50점대 실점으로 막고 스페인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유 감독은 “침체된 국내 농구 붐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성(新星)’ 김민구(경희대)를 발굴한 것도 큰 소득 중 하나다. 대학 졸업반인 김민구는 이날 3점슛 5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1점을 넣었다. 김민구는 이번 대회 9경기에서 평균 12.7득점을 기록해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대표팀 내 최다 득점자가 되면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대회 베스트 5로 뽑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구비 브라이언트’라는 별명을 얻은 김민구는 9월 있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최고의 관심을 받는 선수가 됐다. ‘구비 브라이언트’는 미국프로농구 LA 레이커스의 간판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빗댄 표현이다.

1998년 19세의 나이로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던 ‘보물 센터’ 김주성(동부)은 “16년 만의 세계선수권 출전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결승에서는 이란이 필리핀을 85-71로 꺾고 우승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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