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그저 기특한 아우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5일 03시 00분


■ U-20 월드컵 콜롬비아 꺾고 8강
선제골→동점→승부차기 8-7 환호
끈끈한 조직력 하나로 놀라운 성과… SNS 논란 A대표 형들과 비교돼

“이제 4강으로 달려가자” 김선우(왼쪽)와 연제민(4번), 한성규(20번) 등 한국 청소년대표 선수들이 4일 터키 트라브존에서 열린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선수의 실축으로 8-7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 맹활약한 골키퍼 이창근에게 달려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제 4강으로 달려가자” 김선우(왼쪽)와 연제민(4번), 한성규(20번) 등 한국 청소년대표 선수들이 4일 터키 트라브존에서 열린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선수의 실축으로 8-7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 맹활약한 골키퍼 이창근에게 달려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한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주장인 골키퍼 이창근(부산)이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단 하나의 문장이다. 이창근의 글처럼 하나의 팀이 된 대표팀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대표팀은 4일 터키 트라브존의 휘세인아브니아케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콜롬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8-7로 이기며 8강에 진출했다. 2009년 대회 이후 4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8일 0시 이라크를 상대로 1983년 대회 이후 30년 만의 4강행에 도전한다.

대회 전 대표팀이 8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표팀에는 스타급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이러한 기우가 오히려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끈끈한 팀워크는 대표팀이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이었다.

김현(성남)은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FIFA와 가진 인터뷰에서 “콜롬비아는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가 많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 선수 한 명이 축구를 할 수는 없다. 결국 축구는 팀 경기다. 우린 팀으로는 강하다”고 말했다.

경기장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대표팀의 팀워크는 빛났다. 김승준(숭실대)은 지난달 22일 쿠바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이틀 앞두고 맹장염으로 아쉽게 귀국길에 올랐다. 선수들은 경기에 뛰지도 못하고 엔트리에서 빠진 김승준을 위해 하나의 이벤트를 계획했다. 쿠바전에서 역전골을 터뜨린 류승우(중앙대)가 선수들과 함께 김승준이 평소에 하던 하트 세리머니를 펼친 것. 또 지난달 30일 권창훈(수원)의 생일 때는 선수들이 돈을 모아 케이크를 사서 깜짝 생일잔치를 열기도 했다.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전반 16분 선제골을 쏘아 올린 송주훈(건국대)은 승부차기에서 두 번째 키커로 나서 실축했다. 이때 이창근이 송주훈을 불러 “괜찮다. 나만 믿어라”고 다독여 줬다. 결국 이창근은 콜롬비아 세 번째 키커의 슈팅을 막아내며 송주훈의 부담을 덜어줬다.

끈끈한 조직력과 함께 대표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도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A대표팀 선수들과 달랐다. 최근 A대표팀의 스타급 선수들 중 일부는 SNS을 통해 여과 없이 개인적인 의견을 올려 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대표팀의 송주훈은 경기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마음고생이 좀 있었는데 남은 경기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연속 골을 터뜨렸지만 3차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한 류승우는 트위터에 “같이 못 뛰어서 너무 아쉽고 미안하지만 진짜 너무 고생했고 최고였다. 4강 가자 얘들아∼ 응원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글을 남기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콜롬비아 전#청소년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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